[증권업계 판이 흔들린다] CEO들 "차별화 노력마저 너무 비슷"

입력 2016-08-01 18:23   수정 2016-08-02 06:33

'미투 전략' 자성 잇따라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리서치 능력 부족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해외투자 결정 쉽지 않아"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 "증권사 직원 교육 시급"



[ 장규호 기자 ]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환경이나 여건 탓만 하지는 않았다. 한국 금융투자업의 한 단계 발전을 위해 증권사부터 바꿔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인정했다. 다만 경쟁 때문에 본격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한국 증권사의 리서치 능력 부족을 꼬집었다. 신 사장은 “작년에 중점적으로 투자했던 중국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브라질 채권 등은 모두 깡통이 되거나 수익률이 좋지 않다. 거시경제 흐름이나 각국 경제 상황을 신중하게 보지 않고 유행에 따라 상품을 내놓는 데 급급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CEO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일하던 방식을 바꾸지 않고 하던 대로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에 의존하는 관성이 문제라고 지목했다. 강 사장은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론 크게 못 낮추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CEO들은 경쟁사를 따라 하는 ‘미투(me too)전략’이 금융투자업계에 만연된 문제도 시인했다. 회사 간 차별성과 경쟁력을 키우기는커녕 똑같은 상품에 똑같은 영업 방식으로는 ‘제살깎아먹기’ 결과를 낳게 된다는 얘기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도 너무 닮았다”며 “각 회사가 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해외시장 개척도 단기 성과주의를 넘어서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라고 CEO들은 입을 모았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해외시장은 플랫폼을 세워 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권용원 사장도 “해외시장은 우직하고 꾸준하게 개척해야 하는데, 지금 안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더딘 게 사실”이라며 아쉬워했다.

직원 교육과 투자자 교육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수많은 시중 부동자금이 증권업계로 몰려들 것”이라며 “증권사가 경제 성장의 중요 축을 맡게 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증권사 직원 교육과 투자자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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