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라이벌'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지난 2분기에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투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하는 '어닝 쇼크'를 겪었다. 여행업 성수기인 3분기에도 하나투어는 면세점 사업 부진으로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올해 2분기 매출 1397억원과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여행업을 영위하는 하나투어는 개별 기준 흑자를 유지했지만 자회사인 SM면세점의 적자폭이 7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평균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늘었지만 판촉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적자규모가 커졌다.
기타 자회사들 역시 부진했다. 지난 6월 완전개장한 티마크그랜드호텔의 객실판매 부진으로 마크호텔이 15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투어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4% 늘어난 54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28.9% 감소했다. 그나마 모두투어인터와 자유투어 등 자회사가 적자폭을 줄인 것이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3분기에는 양 사의 입장이 갈릴 전망이다. 여행업 성수기에 들어서며 모두투어가 실적 성장세로 돌아서는 반면 하나투어는 면세점 부문의 적자가 이어지며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M면세점은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 규모조차 달성하지 못하면서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2018년 이전 면세점의 흑자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면세점 2위 사업자인 호텔신라의 시내면세점 이익률이 2%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SM면세점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이 2분기 들어 여행사 알선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점도 문제다.
정우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두투어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기저효과에 힘입어 113% 증가하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대한 글로벌 전염병 확산이나 테러가 없을 경우 내년 해외여행객 수는 6.1% 증가하고 시장 점유율도 0.5%포인트 확대된 12%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기훈 연구원도 "하반기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자회사 적자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며 "여행업계 최선호주로 모두투어를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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