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 연말 7조 된다

입력 2016-08-02 18:09  

합병 후 당초 예상치보다 1조원 더 늘 듯…'초대형 IB' 눈앞

4대 회계법인 정밀진단 결과 법인세 이연 효과로 자본 확대
박현주 회장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 증권사로"



[ 임도원 / 민지혜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일 오후 3시59분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법인 자기자본이 당초 예상치보다 최대 1조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회사 영업이익을 반영하면 연말에는 자기자본이 7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의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자기자본 요건(8조원 이상)에 근접하면서 다른 증권사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자기자본 늘린 ‘자사주 마술’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1월 양사 합병을 위해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합병 법인의 예상 자기자본을 약 6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 지분 43%와 경영권을 2조3205억원에 인수할 때 예상한 합병 법인의 자기자본(5조6000억~5조8000억원)보다 1조원가량 많은 규모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자기자본(1분기 말 기준 3조4553억원)에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4조3392억원)을 더하고, 미래에셋대우 지분 43%의 가격인 2조3205억원을 빼는 방식을 통해 합병 법인의 자기자본을 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한 미래에셋대우 주식은 합병 법인의 자사주가 돼 자기자본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삼일회계법인 등 국내 4대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정밀진단 결과는 달랐다. 이른바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자기자본이 더 많게 나왔다. 합병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후 갖게 되는 2조3205억원어치의 자사주는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세무상으로는 그만큼의 자산이 생긴 것으로 여겨진다. 미래에셋대우로서는 기존에 없던 자사주를 무상으로 얻은 결과가 된다. 이 경우 2조3205억원에 대해 법인세 최고 세율(24.2%)을 적용한 약 5600억원의 세금을 면제받고 취득했다고 간주돼 해당 세액을 자기자본(자본잉여금)으로 인정받는다. 회계법인들은 이 밖에 양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등을 반영해 합병 법인의 자기자본이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대형 IB 되면 이익 대폭 증가”

합병된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이 연말에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쌓으면 그만큼 자기자본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4031억원, 미래에셋증권은 1485억원을 올렸다.

합병 미래에셋대우는 조속히 자기자본 8조원을 넘겨 초대형 IB의 업무 권한을 모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대우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2020년까지 합병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10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로서 어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과 외국환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데다 향후 8조원을 넘기면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도 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앞으로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미래에셋대우는 이외에 자사주 매각 등 다양한 자기자본 확충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각각 증권신고서 공시와 10월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1월1일 합병을 마무리한다.

■ 이연법인세

회계적으로 산정한 과세금액과 세무적으로 계산한 과세금액이 서로 다를 때 그 차이를 처리하는 회계상 항목이다. 이연법인세를 적용해 미래에 경감되는 세액은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처리한다.

임도원/민지혜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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