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의 청년 현금 수당은 일종의 매표행위 아닌지

입력 2016-08-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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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어제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청년수당 대상자 결정을 취소하고 이행 결과를 오늘 오전까지 보고해야 한다. 서울시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복지부는 청년활동지원 사업에 취소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복지부가 사업을 취소하면 대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임을 밝혀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소송이 불가피하게 됐다.

청년수당은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한 만 19~29세 가운데 주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청년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지난해 청년수당 도입 방침을 밝힌 서울시는 복지부와의 협의가 원만치 않자 어제 기습적으로 대상자 2831명에게 수당을 지급했다. 복지부는 “서울시가 필요한 협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청년실업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금 청년 정책을 다루는 데 중앙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어떤 정책을 어떻게 집행하느냐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그저 용돈을 보태주는 것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전형적인 ‘퍼주기’일 뿐, 청년 구직활동에 쓰인다는 보장도 없다. 며칠 전 국무회의에서 복지부,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자체 예산으로 집행하는 서울시의 권리인데 왜 중앙정부가 막느냐며 기습적으로 수당을 지급했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상품권이 불법 할인거래돼 물의를 빚은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더 큰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 절차적으로도 복지부와 제대로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 수당을 지급한 것은 문제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기초로 불린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모든 걸 맘대로 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더욱이 청년수당처럼 돈을 뿌려 청년의 환심을 사겠다는 포퓰리즘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식의 선심은 청년들을 망가뜨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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