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갖 현안을 추경통과 조건으로 내건 야당의 경제 발목잡기

입력 2016-08-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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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전망되던 추경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애초 구조조정 재원 확보 차원에서 야당이 먼저 필요성을 제기한 추경이었다. 그 뒤에도 여야 공히 추경 편성 취지에 공감해 온 터여서 당연히 8월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야 3당 원내대표의 어제 회동 결과를 보면 비관적이다. 우상호 박지원 노회찬 3인의 소위 8개항 합의사항이 그렇다. 회동 후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야권의 8개 합의사항과 관련해 “추경과 연계하겠다고 명확히 말하진 않았으나 검찰개혁, 사드, 세월호(특위 활동기간 연장) 이 세 가지만큼은 추경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고 브리핑했다. 다급한 추경 예산의 편성과 집행을 정치 공세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사실상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이 된 야권의 합의안들은 하나같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갈등 증폭형 사안이다. 여야 간 합의도 쉽지 않다. 물론 사안별로는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검찰개혁만 해도 그런 것에 속한다. 그러나 그 문제는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할 일이지, 한시가 다급한 구조조정용 추경 예산과 주고받을 것은 아니다. 국가안보가 걸린 사드 문제 역시 추경과 연계할 수 없는 주제다. 세월호 특위의 활동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다.

추경 문제라면 추경 예산 편성의 내용과 그 집행에 대한 논의나 문?제기여야 맞다. 추경 11조원을 포함해 28조원 이상의 소위 ‘재정보강’ 항목이 적절하게 짜였는지 야당도 얼마든지 살펴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런 예산 심의로 거대야당도 국정에 대한 책임까지 지게 된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데다 지난달부터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 수요확대정책의 시한도 종료되면서 경제는 더욱 가시밭길이다. 추경도 그 효과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나마도 집행이 늦어지면 효과도 없다. 야당은 최근 집권 연습을 한다고 할 정도로 국정 전반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추경 발목잡기 하나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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