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리우데자네이루

입력 2016-08-04 18:19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강이다!” 1502년 새해 첫날. 브라질 남동 해안에 도착한 포르투갈 항해자들이 소리쳤다. 그곳은 대서양과 좁은 입구로 연결된 구아나바라만이었지만, 이들은 강인 줄 알았다. 여기에서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을 뜻하는 도시명 ‘리우(강) 데 자네이루(1월)’가 탄생했다.

이곳은 18세기 금과 다이아몬드 무역항으로 급속히 발전했다. 포르투갈계 백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식민지 수도 시절부터 브라질이 독립한 뒤까지 그랬다. 본국의 리스본 다음으로 포르투갈인이 많이 사는 도시가 됐다. 지금도 남미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도시다. 한 해 280만명이 넘는다. 나폴리, 시드니와 더불어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만큼 관광객과 휴양객이 사철 붐빈다.

매년 사순절 전에 열리는 리우 카니발 시기에는 200여만명이 한꺼번에 모여 축제를 즐긴다. 인구 600만 도시의 3분의 1이니, 아이와 노인을 빼고는 거의 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이때 찾아오는 외국 방문객만 60만명에 이른다. 첫 카니발이 열린 1723년부터 따지면 300년 가까운 역사다. 코파카바나 해변 등 곳곳을 물들이는 야외 퍼레이드는 온 도시를 광기 속으로 몰아넣는다.

전설적인 명곡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가 탄생한 이파네마 해변도 이곳에 있다. 해변의 모래는 깨끗하고 날씨는 쾌청하며 드넓은 바다까지 펼쳐져 있어 사람들은 리우의 매력을 3S로 표현한다. 모래(sand), 태양(sun), 바다(sea). 호사가들은 여기에 섹스(sex)를 붙여 4S라 부르기도 한다.

브라질 랜드마크인 코르코바두 산의 거대한 예수상도 이 도시에 있다.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세운 38m 높이의 예수상이 산 아래 도시 전체를 굽어보며 양팔을 벌린 모습은 장관이다. 기후도 좋아서 가장 더운 2월 평균기온이 섭씨 26.1도, 가장 시원한 7월 평균 기온이 20.6도이니 축복받은 도시다.

물론 가난과 범죄의 얼룩이 뒷골목마다 묻어 있다. 최근엔 지카 바이러스 공포와 최악의 경제 불황, 불안한 정치 등 악재가 겹쳤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남미 최초의 올림픽이 이곳에서 내일 열린다.

우리 선수단은 모기 퇴치용 특수복 덕분에 개막 전부터 각국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양궁을 후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예수상을 이용한 마케팅과 도시 이름을 닮은 ‘리오’ 차종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핸드볼을 후원하는 SK그룹과 사격을 지원하는 한화그룹 등도 올림픽 마케팅에 열심이다. 리우에서 오는 메달 낭보도 많았으면 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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