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제로' 8000만원대 테슬라, 잘 팔릴까

입력 2016-08-07 19:54  

11월 한국 상륙

아이오닉EV와 실구매가 3배차

완전충전 10시간 넘는 모델S·X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서 제외

1호점 '스타필드 하남' 입점 또는 서울 삼성동에 플래그십매장 검토



[ 김순신 기자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의 한국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서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테슬라의 새로운 거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4월 신차 ‘모델 3’를 공개한 지 1주일 만에 32만대 넘게 팔며 세계적인 인기를 증명한 테슬라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 올해 말 한국 상륙

테슬라는 6월부터 서울에 매장을 열기 위해 작업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서울 매장 직원을 모집하는 공고를 올리고 채용절차를 밟고 있다.

테슬라의 서울 매장 위치는 신세계그룹이 경기 하남시에 문을 여는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서울 강남 등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신세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스타필드 입점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서울 삼성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오는 11월 국내 1호점 개설을 목표로 전기차 인증 등의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마니아층이 탄탄한 테슬라가 한국에 상륙하면 수입차업계와 국내 완성차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아이오닉EV보다 세 배 비싸

테슬라는 고급 전기차 ‘모델 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를 앞세워 한국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제품만 공개한 3만5000달러(약 3896만원)짜리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는 내년 하반기에 정식 출고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비싼 차량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 S와 모델 X 기본모델의 출고가격은 각각 6만6000달러(약 7340만원)와 7만4000달러(약 8280만원)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EV(약 4000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따르면 완속충전기(7㎾h)로 완전 충전에 10시간 넘게 걸리는 차량은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테슬라 모델 S의 배터리 용량은 70㎾h와 90㎾h, 모델 X는 75㎾h와 90㎾h 등으로 모두 충전에 10시간 이상 걸려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모델 S 판매량 가운데 10%가량이 보조금이 가장 많은 노르웨이에서 팔린 것은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보조금을 받는 아이오닉(2000만원대 초반)보다 구매가격이 세 배 넘게 비싼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델 3 출고도 늦어지나

인기 모델인 ‘모델 3’의 출고가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도 테슬라가 풀어야 할 숙제다. 2003년 출범한 테슬라는 약속했던 차량 출고 시점을 지킨 적이 한 번도 없다.

테슬라가 개발한 첫 자동차인 로드스터의 출고 시기는 계획보다 9개월 늦었다. 모델 S와 모델 X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각각 예정보다 6개월과 18개월 지나서야 차를 받을 수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델 3는 설계만 끝난 상황”이라며 “부품회사 선정 등이 남아 있어 테슬라가 소비자에게 내년 말 차를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모델 3는 기존 테슬라 모델과 달리 이미 소비자에게서 1000달러의 보증금을 받고 32만5000여대의 사전 예약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공장에서 ‘모델 3’만 생산해도 사전 예약 물량을 소화하는 데 6년이 걸릴 것”이라며 “테슬라는 예약한 지 7년이 지나서 차를 건네받는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공급능력을 늘려 모델 3의 출고일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 5월 2년 안에 생산량을 연간 50만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5만대에서 8만~9만대 규모로 늘리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별 문제없이 생산능력을 50만대로 끌어올리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한 해 5만대 이상 생산해본 적이 없는 테슬라가 10배의 생산능력까지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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