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한 해만에 영업이익이 1700% 성장한 기업이 있습니다. 지난 3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눈꽃빙수기 제조업체 씨케이컴퍼니입니다.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시원하고 달콤한 빙수를 찾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유와 연유가 들어간 얼음을 곱게 간 눈꽃빙수도 자주 눈에 띕니다. 미세하게 간 눈꽃얼음에 가득 올려진 토핑은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눈꽃빙수를 만들 수 있는 눈꽃빙수기 제조업체 씨케이컴퍼니를 이끄는 원용태 대표(46)의 이력은 조금 특이합니다. 당초 원 대표는 강남 일대에서 호텔을 경영했습니다. 수년 전 갑자기 ‘빙수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대형 프랜차이즈점도 앞다퉈 생겨났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눈꽃빙수기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하게 된 원 대표는 ‘바로 이거다’라는 직감을 받았습니다. 틈새시장의 수익성도, 성장성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직접 해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긴 원 대표는 호텔 사업을 정리하고 2012년 씨케이컴퍼니를 세웁니다.
처음부터 수월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업종 특성상 초기에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데 실제 현금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공장에 눈꽃빙수기 제조를 위탁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단가가 높아지고, 효율성이 떨어졌습니다. 유연성 있게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반영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제대로 된 영업 실적도 없는 기업에 돈을 빌려주기를 꺼렸고요. 다행히 신용보증기금에서 사업성을 인정 받아 은행 대출을 위한 보증서를 발급받았고, 직접 투자도 받게 됐습니다.
원 대표는 “창업 초기 소규모 중소기업에는 단비 같은 투자였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생산 시설을 갖췄고, 제조 공장도 세웠습니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눈꽃빙수기 전문 제조 공장은 월 1500대가량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여 지난해 씨케이컴퍼니는 11억8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전년(6100만원) 대비 18배 뛴 수치죠. 지난해 매출도 54억2100만원으로, 전년(43억1500만원) 대비 26% 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빙수 열풍이 잦아 들었고, 씨케이컴퍼니와 유사한 업체들도 많아졌습니다. 원 대표는 이제 한국이 아닌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눈꽃빙수 인기가 이제 막 시작 단계거든요.
원 대표는 “현재 미국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올 들어 수백대의 선주문을 받은 상태다. 연말에는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4 대 6 정도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원 대표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시장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변화를 관찰하다 보면 새로운 사업 기회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과거에 비해 발로 뛰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졌다. 다만 그 방법을 찾는 게 수월하지는 않을 뿐이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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