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해온 폭등주(株)들이 7월 이후 수직 낙하 중이다. 상반기 스타 새내기주로 꼽히는 해태제과는 상장일 시초가 수준까지 내려왔고 단숨에 코스닥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던 코데즈컴바인은 직전 최고가보다 100% 가까이 빠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등 실체 없는 주가 폭등이 결국 주식시장에 독(毒)이 되어 돌아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8일 오후 1시 현재 해태제과식품은 전 거래일보다 350원(1.49%) 하락한 2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월11일 신규 상장 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장 5일만에 공모가의 300% 가까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크라운제과의 거래가 재개되면서 상승세가 멈췄다. 첫 5일간 297.4% 급등했던 해태제과의 주가는 직후 7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액면분할로 거래가 정지됐던 모회사 크라운제과가 거래를 재개하면서 투자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크라운제과의 거래 재개 후 해태제과의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상장 후 첫 14거래일 동안 일평균 330만주가 거래됐던 해태제과는 이후에는 40만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해태제과의 주가가 상장 초 과도하게 올랐던 것이라며 이제 적정주가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니버터칩의 성공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주가를 지나치게 부풀렸었다는 분석이다. 해태제과 상장 당시 여러 증권사들은 적정 주가를 1만원 후반대로 책정한 바 있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태제과 상장 전 적정 주가에 대해 "주가수익비율(PER) 18~20배 수준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예상한 해태제과의 2016년 순이익 262억원을 적용하면 1만6000~1만8000원이 적정가라는 분석이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도 "공모가 최상단에서 가격이 결정될 경우 추가 상승여력은 20~25%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가로 계산하면 1만8000~1만9000원 수준이다.
코데즈컴바인의 경우는 더 극적이다.
올 초 2만~3만원 수준을 오가던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3월 들어 급등을 시작했다. 3월15일에는 15만11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부터 5월까지 상한가만 12번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총 3위까지 올랐다.
그간 코데즈컴바인은 수차례의 감자와 증자를 거치면서 전체 주식의 0.67%인 25만2075주만 유통돼 왔다. 이에 따라 하루 거래량이 1만~2만주에 그치는 날도 흔했다. 이른바 품절주 효과를 본 것이다.
하지만 2000만주가 넘는 주식이 시장에 나오면서 코데즈컴바인의 실체없는 급등 릴레이는 막을 내렸다. 6월27일 총 주식의 54.1%에 달하는 2048만527주의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주가가 4000원선까지 떨어졌다. 연초 고점과 비교하면 97% 넘게 하락한 셈이다.
해태제과와 코데즈컴바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형지엘리트와 제일약품도 상반기 상승분을 하반기 들어 빠르게 반납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연초 2000원대였던 주가가 중국 교복시장 진출 소식에 1만원을 웃돌았다가 6000원선으로 가라앉았다. 제일약품도 뇌졸중 치료신약의 임상2a 승인 소식에 4만원대였던 주가를 13만원까지 끌어올린 후 다시 6만원대로 돌아왔다. 호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보에 비해 과도한 릴레이가 이어졌다는 평가에 이내 상승분을 반납한 사례다.
단기간에 원래 몸값의 3~4배를 오르내리는 종목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거래소는 과도한 주가 급등락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늘어나고 있는 이상 급등주와 테마주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거래소는 이상 급등 주식을 유형별로 분류, 일반 주식 거래와 구별되는 매매양태상 특이점에 대한 분석 연구를 진행한다. 조사를 바탕으로 시장감시 차원의 대응책과 효과, 해외 사례 등을 조사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이상급등주와 테마주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한 업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를 통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투자위험종목에 대한 정보 공개 이외에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