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묵은 노동법, 파업 부추긴다…대체근로 금지로 기업은 대응수단 없어

입력 2016-08-09 18:20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12개 계열사 노동조합(금속노조 산하)이 오는 12일 공동 파업을 벌인다. 각 노조는 근로조건 향상과는 관계없는 ‘현대차그룹과 금속노조의 공동교섭 결렬’을 파업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각 계열사 임금·단체교섭 과정에서 파업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합법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의 이 같은 파업 시도를 파업권 남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형식적 파업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회사가 파업에 대응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게 기업들의 호소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 중앙노동위원회 교섭 중단 등 형식적 요건을 갖추면 파업을 사실상 무제한 허용하고 있다. 요건만 갖추면 파업 중 손실이 발생해도 노조에는 책임이 없다. 1953년 노동법 제정 당시 법제화한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 등 근로자보호제도가 노조의 힘이 강해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면서 강성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성 노조의 파업 남용을 막으려면 파업 중에 회사가 일부라도 공장을 돌릴 수 있도록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체근로

노동조합이 파업하는 동안 사용자가 신규 채용이나 하도급, 파견 등으로 다른 근로자를 활용해 조업을 계속하는 것. 한국에서는 1953년 노동법을 제정할 때부터 필수공익사업장을 제외하고는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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