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1등급 에어컨
설정 온도 되면 가동 멈춰
밥솥·냉장고보다 전기소비 적어
[ 김현석 기자 ]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도가 이슈로 부각되며 에어컨이 ‘요금 폭탄’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최고 소비전력이 높아서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선 요즘 판매되고 있는 에어컨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현재 팔리고 있는 에너지효율 1등급 에어컨은 소비전력이 밥솥이나 냉장고보다도 낮다고 전자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1등급 에어컨은 모두 인버터 컴프레서(냉매를 압축해 액화시키는 부품)를 탑재하고 있다. 인버터 컴프레서는 액화된 냉매가 다시 기화될 때 주변 열을 뺏어 공기를 차갑게 한다. 몇 년 전까지 쓰인 일반 컴프레서는 에어컨을 켜 놓으면 계속 전기를 소비하는 반면 인버터 컴프레서는 실내가 더울 땐 강력한 냉방 기능을 가동하지만 설정 온도가 되면 냉방을 약하게 하거나 멈춰 에너지를 아낀다.
이 때문에 2016년형 LG전자 듀얼에어컨의 경우 표기된 소비전력(최소~최대)이 320~2240W지만 가동하면 평균 270W를 소비하는 데 그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루 평균 3시간 에어컨을 틀면 한 달에 24.3㎾h의 전력을 소모한다는 게 LG전자 측 실험 결과다. 일반 컴프레서를 탑재한 에어컨의 평균 소비전력이 734W, 하루 3시간 사용 시 월 66.4㎾h의 전력을 쓰는 것에 비하면 60% 이상 전력을 아낀다. 삼성전자의 에너지효율 1등급 무풍에어컨도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런 소비전력은 전기밥솥, 냉장고 등보다도 낮은 편이다. 1회 취사(30분) 및 보온에 약 900W를 사용하는 에너지효율 1등급 전기밥솥(6~10인용)을 하루 2회씩 30일간 사용하면 월 소비전력은 27㎾h에 달한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대용량 냉장고 대부분도 월간 소비전력량이 30㎾h 이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요즘 팔리는 에어컨을 전기료 폭탄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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