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허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뇌물공여 등이다.
오전 9시 20분께 검찰청사에 나온 허 사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신동빈 그룹 회장의 지시 여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선 명확하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과거 부과된 법인세 등을 부당하게 돌려받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허위 회계자료를 만들어 정부를 상대로 세금 환급 소송을 제기, 2006년부터 작년까지 법인세 220억여원을 포함해 총 270억원대 세금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허 사장 재임 시기 롯데케미칼이 국세청 간부 출신인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씨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넨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왔다.
검찰은 이날 허 사장을 상대로 구체적인 금품 로비 규모와 범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을 중간에 끼워넣고 2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허 사장은 1976년 호남석유화학 창립멤버로 입사한 뒤 롯데대산유화·KP케미칼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호남석유화학은 신동빈 회장이 1990년 일본에서 넘어와 처음 경영자 수업을 받은 곳이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허 사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비롯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허 사장의 전임인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도 이 사건에 연루돼 지난달 23일 구속됐다. 허 사장은 세무조사를 무마할 목적으로 국세청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제공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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