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IT 이어 바이오 다시 '약발'…나스닥 랠리 동참하나

입력 2016-08-11 11:04  

[ 권민경 기자 ]

정보기술(IT)주에 밀려 조정을 보이던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약발을 받고 있다. 부진했던 2분기 실적 시즌이 끝남에 따라 주가도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나스닥지수에서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는 걸 감안할 때 국내 증시에서도 제약·바이오주의 부활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실적 시즌 조정 폭이 컸던 상위 제약주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 의약품·제약 지수 일주일새 껑충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시장 내 의약품 업종 지수는 4.19% 올라 음식료(4.42%)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내 제약 업종 지수도 4.90% 뛰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제약주 상승에 힘입어 전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216조711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달만 해도 코스피 내 의약품 지수는 4% 넘게 떨어져 전체 업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주가도 조정 받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제약주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며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이 높은 제약주는 실적 시즌에 특히 취약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주 실적 부진이 R&D 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나, 이는 미래 기업 가치 증대로 볼 수 있다는 '긍정론'이 커지고 있다. 일부 종목군의 경우 신약 개발과 수출 모멘텀(상승 동력)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메디톡스는 신약 '이노톡스'(액상 보뉼리눔 톡신)의 기술 수출 가치가 부각하면서 지난 7일 7% 넘게 급등했다. 이에 따라 CJ E&M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 미국 나스닥 내 바이오주 강세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나스닥지수 내 바이오주가 강세인 점도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달 6% 이상 상승해 미 증시의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IT와 바이오주. 나스닥 바이오지수는 최근 전 고점이자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다.

전날 제약업체 밸리언트는 2분기 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25.4% 상승했다. 이는 1994년 3월 상장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이다.

김정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IT주 강세가 국내 IT주로도 이어졌다"며 "이를 고려할 때 나스닥 바이오주 강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제약·바이오주의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기대할 만 하다는 분석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가 부각할 수 있어 단기 매매 전략으로도 무리가 없다"며 "반등 여력이 충분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 조정 폭이 컸던 한미약품, 녹십자,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 상위 제약사의 주가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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