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자회사'에 물 붓는 명문제약, 주주 부담 가중

입력 2016-08-12 13:31  

[ 한민수 기자 ]

명문제약이 부실한 자회사 지원을 통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은 보고서를 통해 "명문제약은 2015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주주들에게 충격을 줬다"며 "그러나 이는 갑작스런 어닝 쇼크가 아니라 충분히 예견된 손실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본업과 관련 없는 자회사에 투자를 지속해 위험 요인을 키우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2015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161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매출은 1163억원으로 2014년 1014억원보다 늘었으나, 순이익은 8억원 흑자에서 16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총이익은 2014년보다 50억원 가량 증가한 577억원이었다. 그러나 판매관리비가 약 120억원 늘어나 영업손실이 났고, 지분법손실과 법인세 추징 등이 더해진 탓이다.

이 중 지분법손실 69억원은 명문제약이 지분 79.9%를 가지고 있는 명문투자개발에서 나왔다. 명문투자개발은 2015년 약 8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명문투자개발은 명문제약이 2008년 7월 상장한 이후인 2009년 2월에 골프장 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자본금 100억원은 명문제약(57억원)과 우석민 명문제약 대표이사(43억원)가 나눠 출자했다. 설립 이후 명문투자개발은 주식회사 딤플로부터 경기도 이천시의 더반골프클럽을 405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자금은 설립 자본금 100억원과 300억원 이상의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명문투자개발은 지속적인 손실로 두 차례 무상감자를 단행하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해야 했다. 처음 명문제약이 명문투자개발 설립에 출자한 자금은 57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명문제약이 명문투자개발에 투입한 자금은 약 232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설립 당시 비슷했던 우석민 대표의 보유지분은 줄고, 명문제약의 명문투자개발 보유지분은 79.9%까지 늘어났다.

명문투자개발은 또 2013년 미국의 사립학교인 SCS와의 협약을 통해 SCSI(현 미카)라는 교육시설을 경기도 용인에 설립하고 2014년 운영을 시작, 교육 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미인가학교(학원) 사업도 초기투자 비용 부담, 학생 모집의 어려움, 고정운영비 부담 등으로 지속적인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명문투자개발은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58억원 규모의 미카 관련 교육시설을 기부해, 지난해 12월 명문청소년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대안학교인 명문글로벌학교(가칭)을 운영할 계획이다.

네비스탁 측은 "명문투자개발의 재무적 위험이 명문제약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60억원에 가까운 자산을 비영리재단에 기부해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단법인에 기부한 자산들은 명문제약의 투자금으로 조성된 것"이라며 "그러나 재단법인은 비영리 공익萱括堅?때문에 교육 사업과 관련해 명문제약의 주주들에게 귀속될 몫은 전혀 없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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