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 밀어붙이는 트럼프…'선거 불복' 밑밥 깔기?

입력 2016-08-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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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조작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선거 감시단' 모집에 나서며 '부정선거론'을 한층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최근 웹사이트에 "부정직한 힐러리의 선거조작을 막기 위해 도와달라"며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선거 감시자(Observer)'가 돼 달라고 요청하는 페이지를 개설했다.

'트럼프 선거 감시자'에 가입하면 각 투표장에서 일어나는 부정을 감시해 보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 대선에서 선거조작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 역시 과거에 자체적으로 선거감시단을 꾸리려고 시도했다가 법적 반발에 부딪힌 적이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의 카트리나 피어슨 대변인은 지난 13일 진행된 CNN의 빅터 블랙웰과 한 인터뷰에서 투표집계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보안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하며 트럼프 캠프가 발생 가능한 선거조작에 우려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피어슨은 왜 트럼프가 선거조작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정당하지 않은 주장을 하느냐는 블랙웰의 질문에 "아직 대선이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조작) 증거도 없다"면서도 "이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 아니다. 선거조작은 오랫동안 우리가 우려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대선후보 TV토론 가운데 두 번의 토론이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시간과 겹치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을 한 이래 계속해서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하이오주(州) 콜럼버스 유세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이 모두 조작됐다는 주장을 했고, 지난 12일 펜실베이니아 알투나에서는 자신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자신이 패하는 길은 선거에 부정행위가 있을 때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티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코리아데일리 기고문에서 "등골을 가장 서늘하게" 하는 일로 트럼프와 보좌진이 부정선거 주장을 펴는 점을 들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정당성뿐 아니라 민주주의 기반인 선거 과정 자체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지난 2일 트럼프가 설사 큰 표차로 져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밑밥을 이미 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최근 내세우기 시작한 '부정선거' 주장은 직접적인 투표 부정 외에도 후보 경선 단계에서부터 여론조사와 언론 보도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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