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돈, 달러예금으로 몰려…올 53억달러 증가

입력 2016-08-14 19:17   수정 2016-08-15 02:52

KEB하나 등 5대銀, 올 수신액 17%↑…359억弗
달러가치 오르면 환차익 … 창구마다 문의 쇄도



[ 서욱진 기자 ] 은행 달러예금에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단기간에 가파른 원화 강세가 이어지자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달러예금 수신액 합계는 올초 306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359억달러로 17%가량 늘어났다.

달러예금은 말 그대로 달러로 돈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외화예금이다. 연 금리는 1% 초반으로 높지 않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를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달러예금에 가입하면 은행별로 해외 송금이나 환전할 때 우대해 주는 경우도 많다. 종류는 수시입출금식과 거치식, 적립식이 있다.

달러예금이 가장 많은 곳은 외환은행과 합병한 KEB하나은행이었다. KEB하나은행의 달러예금은 올초 124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138억달러로 11% 증가했다. 대표 상품인 ‘모아드림 적립식 외화예금’은 6~24개월 기간 내 수시로 적립이 가능하고, 해외여행이나 유학 목적의 경우 추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환전이나 해외 송금을 많이 하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달러 강세를 기대하고 투자 목적으로 가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달러예금 수신액은 올초 83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96억달러로 불어났다. ‘우리원(ONE) 회전식 복리 외화예금’은 달러를 찾을 때 내는 수수료와 송금수수료를 면제해 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환전이나 송금할 때 30%의 환율 우대도 받을 수 있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아래까지 내려가자 달러예금 가입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우리은행 측은 밝혔다.

신한은행은 달러예금 수신액이 같은 기간 45억달러에서 59억달러로 증가했다. 대표 상품인 ‘멀티플 외화정기예금’은 입금 건별로 만기일을 자유롭게 지정해 계좌 한 개에 여러 개의 정기예금을 담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년 금리가 1.28%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환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달러예금은 39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증가했다. ‘KB국민업(UP)외화정기예금’은 1개월 단위로 이자율이 상승하는 계단식 금리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분할인출 서비스도 가능하다. 외환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 이자율도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입출금 통장인 다통화 외화예금 등의 달러예금이 올초 15억달러에서 지난달 말 18억달러로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 가치가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투자 수요는 물론이고 집에 있는 자투리 달러를 예금에 넣어 두려는 알뜰족까지 달러예금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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