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올리기 시작하면 달러화 강세 재현 가능성
환노출형 분할매수 할 만
[ 안상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환노출형 펀드 수요가 늘고 있다. 많은 투자자가 현재의 환율 수준을 단기 저점으로 판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환노출형 펀드는 달러화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나중에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설 때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본인이 투자하려는 상품이 환노출형 펀드인지를 알려면 펀드 이름 맨 뒤를 보면 된다. ‘UH’라는 꼬리말이 붙어 있는 상품이 환노출형 펀드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과 환차손이 수익률에 반영된다.
최근 2~3개월은 환헤지형 펀드의 전성기였다. 1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에 투자하는 펀드인 ‘블랙록월드골드A’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1.03%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환노출형을 고른 투자자는 24.03%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급등한 여파다. 다른 유형의 펀드들도 환헤지형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대출채권)A펀드’의 경우 환헤지형 투자자는 지난 석 달간 1.21%의 수익을 냈다. 환노출형 투자자는 4.31%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제 환헤지형 상품을 환노출형 상품으로 바꿀 때가 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정부가 원화 가치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PB(프라이빗뱅커)는 “지금보다 원화 가치가 더 오르면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성장률을 관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환율 급락을 방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표시 자산에만 투자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 펀드엔 7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스트스프링미국투자적격회사채’도 같은 기간 68억원을 끌어모았다.
공기업, 대기업 등이 외국에서 달러로 발행하는 외환표시채권(KP)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P는 국내에서 발행한 채권 대비 수익률이 좀 더 높고 달러가 강세일 때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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