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과정 단계서 전문가들 조언
퀵라인 선반 등 생활편의성 높여
IoT 더한 스마트홈 서비스 눈길
[ 홍선표 기자 ] 아파트 설계가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택지지구 신도시를 중심으로 채광·통풍 기능을 극대화한 4베이(방 세 칸과 거실이 전면 발코니와 맞닿은 구조) 설계가 보편화된 데 이어 최근엔 아파트마다 각종 특화설계를 내세워 수요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집안 곳곳에 과거엔 찾아볼 수 없던 수납공간을 마련해 거주자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가 하면 녹지공간을 넓혀 단지 전체를 공원처럼 조성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단지 내 주민복지시설(커뮤니티시설)에 피트니스센터, 북카페, 독서실 등이 들어서는 건 기본이다. 아파트 설계 초기 단계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언하는 ‘큐레이션(curation) 아파트’도 등장했다.
전문가 협업으로 품질 업그레이드
큐레이션 아파트는 점차 고급화되는 주택 소유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경, 수납, 건강관리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들과 협업해 주택상품을 개발하는 새로운 주거시설이다. 큐레이션 아파트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체계화된 아이디어를 적용한다.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요자 역시 보다 세심하게 설계된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어 앞으로 큐레이션 아파트에 대한 주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한양이 이달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A5블록에서 선보이는 ‘청라 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아파트는 지역 내 최초의 큐레이션 아파트다. 수납공간, 조경, 피트니스센터 등에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대기업 통신사와 손잡고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적용했다.
수납공간, 조경, 피트니스센터 특화
한양은 이 단지를 설계하며 집안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하는 데 신경을 썼다. 주부들이 아파트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각종 주방용품, 생활용품, 의류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며, 이를 위해 한국정리수납협회 협회장인 정경자 덤인 대표와 협업했다. 정 대표는 주택 인테리어를 주제로 한 케이블방송 tvN의 프로그램 ‘렛미홈’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정 대표의 조언을 받아 이 단지의 모든 가구 현관 신발장에는 퀵라인 선반(자유로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선반)을 설치했다. 등산화와 젖은 신발을 빠르게 말릴 수 있도록 해 깔끔한 신발 정리를 돕는다. 주방 가스레인지 윗부분에도 밀폐형 수납공간 대신 각종 식자재를 담을 수 있는 퀵라인 선반을 마련해 주부들이 편리하게 요리 등 가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안방에 딸린 드레스룸(의류보관실)에는 이불을 별도로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불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다.
단지 조경은 국내 유명 수목원인 아침고요수목원의 한상경 대표가 맡았다. 단지 안에서 산책과 여가 활동을 즐기고 싶어 하는 입주민들의 수요가 늘면서 이런 요구를 반영한 특화설계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가평군 행현리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은 원예미학적 관점에서 수목원 전체를 고향집정원, 허브정원, 무궁화동산 등 20가지 주제의 각기 다른 정원으로 꾸며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 대표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조경 노하우를 아파트 조경 배치에 접목했다. 단지 내 조경에는 풍수지리학적인 요소도 가미해 입주민들의 생기 보전을 위한 대형 수목을 심고, 사업운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감나무들도 단지 곳곳에 심을 계획이다.
단지 안에 들어서는 피트니스센터는 유명 헬스트레이너인 숀리(숀리바디스쿨 대표)의 조언을 받았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의 입주민들이 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으로 꾸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숀리는 방송 출연과 헬스 트레이닝 관련 서적 출판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일상에서 운동과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활동을 해 왔다.
최첨단 스마트홈 서비스 제공
입주민의 편리한 생활을 돕기 위해 한양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주택 안팎에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했다. SK텔레콤은 주거 환경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아파트 설 ?단계부터 투입했다. 입주민의 음성 인식을 통해 주택 내 주요 가전제품과 엘리베이터 등 공용시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홈 앱(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해 아파트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접목한다.
이봉규 한양 건축주택사업본부장은 “분야별 최고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명품 아파트를 만들 것”이라며 “다른 단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시설과 서비스로 청라국제도시는 물론 주택업계 전체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