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를 포함해 이머징 시장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 특히 글로벌 자금과 원화 환율 흐름에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8월말과 9월초에 대기중이다.
9월 FOMC회의(9월 20~21일)를 앞두고 8월 26일 개최되는 잭슨홀 미팅과 9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다.
우선 잭슨홀 미팅을 주목하는 이유는 금리인상 시점을 두고 미국 중앙은행(Fed)내 위원들간에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26일로 예정된 재닛 옐런 의장 연설을 통해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시그널이 감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옐런 의장이 명시적으로 금리인상 시점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힌트를 금융시장에 던져줄 여지는 있다. 동 회의를 통해 Fed의 조기 금리인상, 즉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약화될 경우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높고 이는 이머징 통화는 물론 원화의 추가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9월초 중국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 역시 원화 흐름에 있어서는 중요한 이벤트라 할 수 있다. 남중국해 및 사드 문제로 한-중 및 미-중간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 회의에서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지 여부는 원화 가치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7월말~8월초 확산되던 중국내 사드 반대 여론은 최근 재차 소강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의 사드관련 검색지수가 8월초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도 G20 정상회담 앞두고 사드 이슈를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따라서 G20 정상회담 기간 중 한-중 혹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 배치와 관련된 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원화가치가 오히려 추가 절상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이번 G20 회담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된 타협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사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재차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원화 가치의 하락, 즉 원·달러 환율 상승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8월말 및 9월초에 두 가지 이벤트 결과는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shpark@hi-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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