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복의 라이벌이자 롤모델은 애플입니다. 휴대폰에 빠져 운동하지 않는 소비자를 밖으로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경쟁자죠. 애플의 브랜드파워, 서비스와 제품의 경쟁력은 본받아야 할 부분입니다.”
박성희 리복코리아 브랜드디렉터(사진·43)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에 빠져 등이 구부정해지고 눈도 침침해진 현대인들은 삶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며 “현대인들이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피트니스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랜드디렉터란 리복코리아를 이끄는 대표이사 격의 직책이다. 한국인이 리복코리아의 수장을 맡은 건 그가 처음이다. 이달 1일 취임한 그를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25층 리복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났다.
◆“위기는 기회…투자할 때”
박 대표는 “리복의 삼각형 로고가 의미하는 3가지 원칙이 정신력· 건강·사회성”이라며 “리복이 피트니스라인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리복은 최근 몇 년 동안 요가 헬스 크로스핏 등 실내운동 뿐아니라 조깅 러닝 등 야외운동을 할때도 입는 피트니스 제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리복도 5년 전에는 기존 스포츠 브랜드들처럼 농구 축구 등 클래식 스포츠라인에만 치중했다. 그러나 특정 스포츠운동보다는 가벼운 러닝과 트레이닝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3~4년 전부터 피트니스 라인을 대폭 늘렸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이 지난해 15~35세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달에 한 번 이상 하는 운동종목(중복 답변) 1위는 트레이닝으로 54.5%를 차지했다. 러닝(53.2%)와 아웃도어(42.2%), 축구(24.9%)가 뒤를 이었다. 박 대표는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피트니스라인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의류 업종이 전반적으로 위축돼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의 매출이 꺾이고 아예 브랜드를 접는 회사도 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지금이 투자할 때”라고 설명했다.
◆“피트니스 1위 브랜드로”
아디다스그룹에 속한 리복이 한국지사장 자리를 그에게 맡긴 것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다. 최근 몇 년 동안 매장을 정비하고 브랜드 콘셉트를 잡는 데 주력했기 때문에 이제는 소비자와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인을 수장자리에 앉혔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 전세계 리복 진출국 중 매출 4위인 데다 3년 전부터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도 10~13%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복코리아가 ‘완벽은 없다’(Never perfect)를 기치로 ‘우먼스 캠페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한국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려는 취지다. 지난 13일 리복코리아는 요가 전문가로부터 직접 동작을 배울 수 있도록 피트니스 의류를 여성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주고 발레리나 강수진 씨와 저녁자리를 마련했다. “끊임없이 자신과의 경쟁을 통해 매일 조금씩 변화하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왜 여성이냐”는 질문에는 “예전엔 주 2회 이상 운동하는 여성인구가 40%도 안됐지만 2012년부터는 50%를 넘어섰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개인적 목표가 ‘몸짱’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2007년부터 아디다스 그룹 내 브랜드(테일러메이드, 아디다스 등)에서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면서 러닝 골프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해온 만큼 기본체력은 갖춘 상태. 그가 리복코리아 직원들과 매주 월요일 오후마다 팀을 구성해 크로스핏 운동을 하는 것도 “육체가 건강해야 정신력이 강해지고 그래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일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긴다”는 브랜드 콘셉트에 따른 것이다.
박 대표는 “징기스칸의 ‘만약 두렵다면 하지 말고, 이미 시작했다면 두려워말라’는 말이 제 인생관”이라며 “리복과 파트너십을 맺은 크로스핏, 스파르탄레이스 등 다소 거친 운동을 대중화해 한국에서 피트니스 1위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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