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영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20여년간 투혼 출간
2000년대 초반 해외 석유·가스 시추사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화제를 모았던 ‘미얀마 벵골만의 기적’을 생생히 밝힌 책자가 출간됐다.
대우는 1990년대 중반 미얀마 육상 광구 석유개발사업에서 좌절을 맛본 이후, 고민 끝에 서부 해상광구인 벵골 7개 광구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이곳은 1970년대에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석유회사들이 탐사활동을 벌이다, 원유와 가스를 찾지못해 철수해버린 이후 어떤 나라도 관심을 기울이지않은 ‘버려진 광구’였다. 대우는 이런 곳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험한 고난을 겪으면서, 상업적 가스전을 기적적으로 성공시켰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는 이 지역 가스전 개발 사례를 ‘벵골만 기적’으로 불렀다.
1997년부터 20여년간 가스전 개발에 투혼을 바친 양수영 대우인터내셔널 자원개발본부장(부사장)이 ‘뱅골만의 기적’에 얽힌 얘기를 생생하게 엮은 책을 내놨다. 이역만리 망망대해에서 개발책임자로써 본인이 겪었던 험난한 자원개발사업 과정 전반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석유·가스 등 자원개발업계와 관련 학계, 공무원 등은 물론 일반인들도 흥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최근 회사를 퇴임한 양 전 貫瑛揚? “대우인터내셔널이 척박한 열대 오지에서 새로운 탐사기술을 고안해가면서 동남아 최대 가스전(미얀마 황금 가스전) 시추에 당당히 성공했다는 것은 자원빈국인 한국 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양 원유탐사의 경우 ‘존재가 확인된 지역’일 경우에도 시추 성공률은 30%에 불과하고, 미탐사(未探査) 지역은 10%를 넘지 않을 정도로 성공확률이 낮다”며 “이 때문에 국내 원유 시추기업들이 수십년간 수많은 도전을 해왔지만, 원유·가스전 시추를 성공한 사례는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많지않다”고 말했다. 미얀마 황금가전 탐사 역시 시추 도중에 인도 파트너들이 철수해버리는 등 숱한 위기상황이 닥쳤다. 하지만 중단하지않고 끝가지 도전해서 일궈낸 소중한 결과였다.
양 전 부사장은 “한국의 해외 자원개발과 도전은 계속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일궈왔던 한국 기업들이 이룩해놓은 많은 경험과 기술이 사장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살려나가면 한국은 세계적인 자원개발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강주명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미얀하 황금가스전 성공 사례는 양수영 전 부사장의 탁월한 현장 경영능력과 대우인터내셔널 기술력·협상력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요즘 같은 저유가 상황에서는 소중한 고수익을 창출한 사례”라고 말했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도 “이번 책자는 해외자원개발 분야의 도전을 꿈꾸는 개인과 기업들에게는 반드시 일독을 해볼 만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이학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한국석유공사 기술실 지구물리팀장 등을 거쳐 1996년 대우인터내셔널로 옮겨 에너지개발팀장, 미얀마 E&P사무소장, 에너지자원실장, 자원개발본부장(부사장) 등으로 근무했다. 박영신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yspark@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