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언급 안했지만 인상론 무게
장기적으론 생산성 하락 우려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Fed는 지난해 12월 7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8개월 동안 동결(연 0.25~0.50%)해왔다. 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9월20~21일 이틀간 열린다.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사진)은 21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州) 아스펜에서 한 연설에서 “고용시장이 확실한 회복력을 보여주는 데다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까지 와 있다”며 “(통화정책)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고 말했다.
Fed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용지표와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한다. 최근 실업률(7월 4.9%)과 월 신규 일자리 증가수(25만5000개) 등 고용지표는 완전고용 수준까지 와 있다.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0.9%로 목표치(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1.6%로 목표치(2%)에 근접해 있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 경제는 여섯 가지 과속 姸緇恝〉?불구하고 순항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단기 경기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속방지턱으로 △그리스 부채위기 △강(强)달러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5월 고용쇼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등을 꼽았다.
미국 경제가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고용 개선과 물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통화정책 목표를 거의 달성한 만큼 Fed는 과열 조짐을 보이기 전에 선제 조치(추가 금리인상)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미국 언론은 이날 “피셔 부의장이 직접적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가, 18일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가 경제지표 개선을 근거로 9월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다만 피셔 부의장은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세 분기 연속 생산성 하락, 저조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심상찮은 ‘경고음’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를 더 올리면 통화정책 여지가 적어지기 때문에 미 정부는 철도 교량 공항 등 인프라와 교육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고, 정치권은 대대적인 규제완화 입법으로 생산성 개선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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