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프로젝트 발굴 등 나서
[ 오경묵 기자 ] “구미 기업부설연구소 협의회가 당면한 전자산업 위기를 한국의 재도약으로 전환하는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핀란드 경제가 국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던 노키아 몰락 이후 어려움에 처했지만 창의적인 중소기업을 키워 내는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말입니다.”
구미 기업부설연구소 협의회는 지난 7월21일 구미 금오테크노밸리에서 구미 지역에 있는 기업부설연구소 및 전담부서 보유 기업 86개 업체가 뜻을 모아 창립됐다. 협의회 회장으로 뽑힌 이태훈 회장(동양산업 연구소장·사진)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지만 그동안 우리들도 모르는 강점들이 쌓여 있다”며 “이런 장점을 새로운 융복합 스마트기기산업에 활용한다면 구미는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기업의 연구 분야에 따라 스마트기기, 정보기술(IT)의료기기, 에너지, 첨단소재, 국방융합, e-모빌리티 등 6개 분과로 구분하고 분 杏갬?구미전자정보기술원 연구본부의 센터장급 이상이 직접 간사를 맡아 운영된다. 정부의 R&D 지원 과제 참여, 공동 프로젝트 발굴, 업종 전환 분야 탐색, 현안 애로기술 해결(기술전문가 매칭), 기술 동향 세미나 등을 지원한다. 기술원 내 정책연구센터에서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는 등 초기 발족 단계에서부터 본격적인 과제 수행이 가능하도록 전방위적 지원체계를 갖췄다.
이 회장은 민간 중심의 기구 설립 의미에 대해 “그동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연구개발은 하향식(top down)이어서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나 기업의 활용도가 낮았다”며 “기업들이 모여서 주도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 뒤 전문 연구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상향식(bottom up) 연구개발 문화와 생태계 조성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나의 사업 아이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 5~7년이 걸리는 만큼 기다릴 줄 아는 자세, 독식하려 하지 말고 강점들을 결합하는 개방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단시간에 유망 아이템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자사의 강점과 약점, 애로 기술을 구체화시키려는 자세를 가져야 해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협의회는 처음부터 큰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주겠다”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내는 혁신클러스터의 구심체로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