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셋톱박스의 진화' 케이블 없이 무선연결, 음성으로 IoT가전 제어

입력 2016-08-23 17:58  

유료방송사 셋톱박스 경쟁

KT, 무선 IPTV셋톱박스
인터넷 모뎀을 와이파이로 연결
최대 50m 거리 무선으로 가능

LGU+, 홈IoT 셋톱박스
안방 불끄기, 가스밸브 점검 등
IoT허브 통해 집안 기기 제어

CMB, 클라우드 셋톱박스
채널편성표·애플리케이션 등
클라우드서 셋톱박스 기능 구동



[ 이정호 기자 ] 디지털 방송·통신의 핵심기기인 TV셋톱박스가 진화하고 있다. 방송·통신 신호를 TV로 전해주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사물인터넷(IoT),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까지 등장했다. 아예 인터넷 모뎀과 셋톱박스를 와이파이로 연결하는 무선 셋톱박스까지 나왔다.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 국내 유료방송 회사들은 차별화한 셋톱박스로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싹둑’ 선 자른 IPTV

KT는 이달 국내 최초로 인터넷 모뎀과 IPTV 셋톱박스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외장형 단말 ‘올레TV 에어(air)’를 상용화했다. 올레TV 에어를 인터넷 모뎀과 IPTV 셋톱박스 옆에 각각 설치하면 둘 사이가 무선랜(와이파이)으로 연결된다. 방 안에 설치한 유선 인터넷 케이블을 거실로 끌어와 셋톱박스에 연결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다. 최대 50m 거리까지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셋톱박스와 올레TV 에어 단말만 옮기면 거실, 안방, 주방 등 집안에 설치된 어느 TV에서나 IPTV를 시청할 수 있다. 별도 배선작업이 필요 없어 설치기사를 부르지 않고도 소비자가 손쉽게 IPTV를 설정할 수 있다. 무선으로 IPTV에 UHD급 영상을 전송하는 것은 올레TV 에어가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광대역 UHD 영상 트래픽 QoS(quality of service)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무선 구간의 데이터 손실과 지연을 막기 위해 비디오 데이터를 일반 데이터보다 우선 처리해준다.

KT는 내년 중 올레TV 에어를 셋톱박스 안에 내장한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올레TV 에어는 올레TV 라이브 상품 중 일반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올레TV 에어 단말은 유료(9만9000원)로 구입해야 한다. KT 기가인터넷과 IPTV 결합상품에 신규 가입하면 무료로 제공한다.

클라우드 속으로 들어간 셋톱박스

집안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홈 IoT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도 있다. LG유플러스가 개발한 ‘U+TV G우퍼’ 셋톱박스는 IoT 허브를 탑재해 “안방 불 꺼” “가스락 잠가” 등 음성명령으로 집안의 IoT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IoT 제어가 스마트폰의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터치와 음성으로 가능했던 것에서, 스마트폰 없이도 거실에 앉아 음성만으로 TV와 IoT 기기들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케이블TV 회사인 CMB(씨엠비)는 LG CNS의 기술을 바탕으로 셋톱박스의 기능을 클라우드 공간에서 구동할 수 있는 ‘클라우드TV’를 선보였다. 클라우드TV는 케이블이나 IPTV를 시청할 때 가정에서 사용하는 셋톱박스 기능을 클라우드 공간 안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클라우드TV를 이용하면 높은 사양의 셋톱박스가 없어도 저사양·저비용의 셋톱박스를 이용해 채널편성표·앱 등을 모두 구동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MB 관계자는 “케이블과 IPTV 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셋톱박스의 투자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클라우드TV가 구동한 서비스를 불러오는 기능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높은 사양의 셋톱박스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케이블TV 회사 딜라이브는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 TV 전용 OTT 셋톱박스 ‘딜라이브 플러스(D’LIVE plus)’를 출시했다. 딜라이브가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와 지난 5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 내놓은 셋톱박스다.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데이터를 딜라이브 전용 서버로 받아 OTT 셋톱박스로 공급하는 만큼, 한층 안정된 서비스와 화질을 즐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러링 기능도 탑재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TV에서 즐길 수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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