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현 기자 ]
비행기 비즈니스석 수준의 고급 좌석으로 관심을 모은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이 잠정 연기됐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차량 생산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추석 연휴(9월14~16일)를 앞두고 다음달 12일부터 29일까지 서울~부산, 서울~광주 구간에서 선보이기로 한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을 연기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당초 24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추석 연휴 표 예매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기존 우등 고속버스(28인승)를 업그레이드한 21인승이다. 노트북용 테이블, 개인 독서등, 휴대폰 충전용 USB 단자, 영화·TV·음악·게임 프로그램을 적용한 개인 모니터 등을 갖췄다. 요금은 서울~부산(하루 12회) 4만4400원, 서울~광주(하루 30회) 3만3900원이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6월 현대차와 총 27대의 납품 계약을 맺고 버스를 공급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면서 추석 전 납품을 약속한 물량 16대 중 7대밖에 생산할 수 없게 되자 이달 22일 고속버스조합에 납품 불가를 통보했다.
예매일을 불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연기 계획을 내놓은 것을 두고 국토부의 안이한 행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로 귀성할 때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탈 계획이던 직장인 A씨는 “추석 연휴에 운행을 시작하겠다고 몇 달 전부터 공언해온 정부가 시한에 쫓겨 발표부터 한 것 아닌가 싶다”며 “파업 탓이라고는 하지만 예매일 하루 전에 운행 취소를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매가 시작된 이후 차량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고속버스조합이 10월 중순께 차량 27대를 모두 납품받아 운행할 수 있도록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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