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故)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비통해 했다.
27일 오전 이 부회장의 빈소인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오전 9시 조문을 시작하기 전 부터 20여 명의 롯데그룹 임직원과 60여 명의 취재진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신 회장은 오전 9시37분 검은색 벤츠를 타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는 신 회장은 얼굴이 상기되고 눈이 충혈된 모습이었다.
빈소 앞에 대기하던 취재진이 신 회장에게 심경과 이 부회장의 마지막 보고가 언제인지 등의 질문을 했으나 "나중에 (말)하겠다"고 말하고 빈소 안으도 들어갔다.
신 회장은 상주인 이 부회장의 아들 정훈씨, 며느리 방근혜씨와 인사를 나눴다. 최근 수술을 받은 이 부회장의 아내는 11시 현재까지 빈소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 회장은 장례집행위원단장을 맡고 있는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등과 함께 묵념을 했다.
관 앞에서 대표로 헌화를 한 신 회장은 4분 여간 묵념으로 고인을 기렸다. 고인의 영정사진을 30여 초간 바라보던 신 회장은 결국 감정을 추 보A?못한 듯 눈물을 떨궜다. 이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식당으로 들어섰다.
신 회장은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소 사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등과 둘러 앉아 대화를 나누며 약 30여 분간 식사했다. 이정욱 롯데삼동복지재단 상무 등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신영자 이사장의 딸인 장선윤 호델롯데 상무도 빈소를 찾았다.
신 회장은 이후 10시반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떠나는 신 회장에게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쏟아냈지만 눈물을 흘리며 한마디도 않고 빠르게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고(故) 이 부회장은 43년간 롯데그룹에 몸담은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2011년에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에 올랐다. 롯데그룹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 직함까지 단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합리적인 경영 방식으로 그룹 내부에서 임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에 있어서는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 불시에 점포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 유명했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을 '평생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했다.
당초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6일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출석 전인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게 사정당국의 전언이다. 경찰은 이날 부검 후 자살로 결론내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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