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ELS 과잉규제도 문제다

입력 2016-08-30 17:34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고유계정으로 운용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자금을 별도의 신탁계정으로 따로 떼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신탁계정에 담은 ELS 투자금은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굴리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부도나 파산의 경우에도 투자금을 건질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에서라고 한다. ELS 발행잔액만 7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별도의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LS는 저금리 시대에 연 6~8%의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적잖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상품이다. 하지만 증권사 부도 등 신용위험 외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상당수 투자자가 원금손실 위험에 노출되는 등 투자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런데도 원금이 보장되는 줄 알고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는 경우도 있어 불완전판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위가 ELS 제도를 손질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 자체야 수긍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금융위의 안은 ELS라는 상품을 사실상 부정하고 있다. 금융상품에는 원금보장형 상품과 ELS와 같은 고위험 고수익 증권투자 상품이 있다. 선택은 투자자의 몫이다. 그런데 금융위는 ELS 고유의 특성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신탁계정에서 국채 등에만 투자하면 위험은 크게 줄지만 수익 역시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로서는 굳이 ELS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증권사가 반발하는 것도 그래서다. 증권사들은 현재 연 6% 정도인 ELS 기대수익률이 연 4~5% 미만으로 떨어지면 ELS 시장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호소한다. 금융위 안은 “주식투자는 위험하니 전 국민이 예금만 하라”는 식이다. ELS의 불완전판매나 증권사의 건전성이 문제라면 창구지도나 건전성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증권사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면 된다. 엄연한 증권투자상품인 ELS를 팔되 수익은 보장하고 리스크는 증권사가 떠안으라는 식은 곤란하다. ELS를 없애라는 것과 결과적으로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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