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해외 M&A 자문 속도낸다…美 에버코어와 협력

입력 2016-08-31 14:32   수정 2016-08-31 14:50

[ 권민경 기자 ]

김원규 "해외 M&A 자문 강화해 글로벌 IB 도약"
숄스타인 "크로스보더 M&A 수요 갈수록 증가…
NH증권, 대기업 인하우스 증권사와 달라 장점"


NH투자증권이 세계적 투자은행인 에버코어와 손잡고 해외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함에 따라 해외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국내 기업 고객들의 '크로스보더 M&A'(국경 간 인수·합병)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해외에서 독자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에버코어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31일 NH투자증권은 여의도 본사에서 김원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랄프 숄스타인 에버코어 최고경영자(CEO)도 함께했다.

회사 측은 이번 제휴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등 크로스보더 M&A 기회를 공동 발굴하고, 상호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에버코어와 공동 자문 수행 시 성과 분배까지 가능하다고 NH투자증권은 설명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에버코어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M&A 자문 역량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에버코어는 1995년 미국에서 설립된 이후 2조달러(한화 약 2200조원) 이상 규모의 M&A 거래를 자문하는 등 M&A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9개국에 14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 중이다.

씨티, HSBC 같은 대형 은행 계열 투자은행(IB)과 달리 독립IB로 출발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시장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최근 1년 간 미국 헬스케어 분야 M&A 시장에서는 씨티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을 제치고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숄스타인 CEO는 "한국 기업이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에버코어는 기업 이사회나 전략 담당 CEO가 믿고 얘기할 수 있는 훌륭한 자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주요 대기업이 자체 증권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NH투자증권은 특정 기업에 속해있지 않은만큼 다양한 회사를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숄스타인 CEO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공동창립자로 2008년까지 이 회사 CEO를 역임했다. 이후 투자회사 하이뷰 인베스트먼트 그룹 CEO를 거쳐 2009년부터 에버코어 CEO를 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준 국내 M&A 자문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을 제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와 회계법인을 합치면 업계 7위 수준에 머문다. 해외 시장에서는 대형 IB들에 밀려 제대로 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상태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 부문 대표(부사장)는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M&A 대상 물건(해외 기업)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에버코어와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NH는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드물게 M&A 자문 인력만 20명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에버코어와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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