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0% 넘는 대선주자들로 경선해야"
친박·비박 싸우면 결국엔 공멸…친박이 비주류에 손 내밀어야
대선 위해 통합은 처절하게, 변화와 혁신은 세심하게 해야
당 안팎서 강경파라 말하지만 지역구 가면 부드러운 남자죠
[ 홍영식 / 박종필 기자 ]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대구 달서병·사진)은 31일 “지지율 20%를 넘는 대통령 선거 후보를 대상으로 당내 경선을 치러 후보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1위를 한 조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인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올해 안에 당 후보군을 그라운드에 올려 경쟁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그의 ‘20% 발언’이 친박계와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을 펴는 것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권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사람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만 지지율 20%를 넘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최고위 ?경선 토론에서 ‘반기문 대망론’은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반 총장이 새누리당으로 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꽃가마’ 타는 식은 당헌·당규상 절대 안 된다. 국민과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대선 주자들은 모두 새누리당의 보배”라며 “국민 평가를 받기 위한 경선 과정을 거치다 보면 지지율 20%를 넘는 주자들이 여럿 나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박근혜 정부 성공이 대선 승리의 가장 큰 전제조건”이라며 “개혁과 경제 살리기, 국민 안위 등 문제를 잘 풀어서 호평을 받으면 내년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은 대선 후보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 정해져 있다시피 한 상태”라며 “여당은 그렇지 않아 새누리당 경선이 야당보다 더 관심을 받고, 흥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해소 방안과 관련해선 “내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친박-비박(비박근혜)이 싸우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며 “주류인 친박이 더 내려놓고 비주류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과 화합은 처절하게, 변화와 혁신은 세심하게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새누리당에 문을 닫은 국민들의 마음이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과 거취 논란에 대해선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 수석 개인이 잘못한 게 없으면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문제를 명백하게 밝히면 되는 것이고, 본인이 부담되면 그만두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우 수석 자진사퇴론과 다른 시각이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내용 언론 유출 의혹과 관련해선 “유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경파’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친박 내에서도 강경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지난 19대 국회 말 당 원내수석 부대표를 맡아 여야 협상 선봉에서 강경노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있다. 조 최고위원은 “야당에 강경 원내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협상을 주도하는 처지에 서면 아무래도 그런(강경)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를 아는 사람은 강경파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구에 가면 부드러운 남자로 통한다”고 했다.
홍영식 선임기자/박종필 기자 ysho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