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부 문혜정 기자) “한 달새 1억원이 오르니까 좀 무섭긴 하죠. 그런데 사 놓으면 후회하진 않을거에요.” ,“수서쪽까지 나와 있는 물건이 없어요.”
31일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서 내놓는 얘기입니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속도를 줄이기 위해 주택공급 축소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요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그야말로 기대와 우려, 혼란과 욕망이 뒤섞여 뜨겁게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듯 합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불린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관심의 중심에 있습니다.
주변 공인중개업소에서 옛 31평이라고 부르는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올해 초 9억5000만원에서 10억원 안팎이던 가격이 치솟아 지난달 중순 11억5000만원에 팔렸습니다. 최근 호가는 12억원에 육박한다네요. 연초 11억원 안팎이던 전용 84㎡(옛 34평)는 지난 7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13억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올들어서만 2억원, 2013년 저점이던 7억원~8억원대 실거래가격과 비교하면 3년새 4억원 가량 오른 겁니다. 물론 이 가격 이외에 재건축이 완료되면 가구당 수 억원의 추가분담금은 따로 내야합니다.
은마 재건축추진위원회는 9월 9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토문건축사사무소가 임의로 설계해 제출한 단지 설계안을 놓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는 총회를 엽니다. 총 사업비가 1조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 단지는 설계 용역비만 15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습니다. ‘국제제한초청설계경기’라는 제도를 통해 국내 설계사무소와 해외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쟁하도록 했습니다. 모두 50층의 ‘초고층’ 랜드마크를 내세워 독특한 디자인을 내놨습니다. 입주한 지 38년된 은마아파트가 이렇게 큰 인기를 얻는 것은 그만큼 재건축이 완료된 뒤 강남권 최고의 고급 주거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현재 일반 3종 주거지역으로 법정 상한 용적률(300%)과 서울시의 정책에 따르면 최고 35층 정도의 재건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추진위는 이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일부 동을 50층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이 경우 현재 4424가구는 5800~5900가구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조합은 9일 총회에서 설계안을 결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강남구와 서울시에 정비예정구역지정과 조합설립 신청 등의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서울시에서 차별화된 단지 디자인을 바탕으로 층수를 높여줄지 는 미지수입니다. 모든 절차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추진위와 인근 부동산업계는 2030년께 입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아무튼 지난달까지 은마의 거래는 활발했습니다.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계약하고 한 달 내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1억원이 올랐다”며 “집주인들은 매도호가를 자꾸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가격이 괜찮은) 물건이 없다보니 마음이 다급한 매수자들은 수서 일대까지 물건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또다른 공인 煞내榮?”대중교통이나 학군, 사교육 환경 등을 생각하면 대치 은마는 최고 입지”라면서도 “개포동을 시작으로 강남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마치 주식시장의 머니 게임이 연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14층 중층 단지로 10여년 간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은마’는 과연 완전히 귀환한 것일까요. (끝) / sele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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