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히트작 없는건 약점
[ 이현진 기자 ] 1980년대 처음 등장해 ‘클래식’ 반열에 오른 게임인 팩맨과 갤럭시, 일본 만화의 전설 드래곤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화 원피스까지. 이 콘텐츠들의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일본 반다이남코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포켓몬고’ 열풍이 콘텐츠 IP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다. 포켓몬고 IP를 보유한 건 아니지만 일본 최대 IP 보유 기업인 반다이남코가 올 들어 11.78%(2일 종가 기준) 오르면서 포켓몬고 열풍의 수혜주로 떠올랐다.
반다이남코는 2005년 장난감 완구 회사 반다이와 게임업체 남코가 합병하며 설립된 지주회사다. 자회사로 반다이를 포함해 게임 소프트웨어와 게임기를 개발, 판매하는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과 음악 등을 제작 판매하는 반다이비주얼 등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최대 IP 보유 기업이다. 대표적인 게임 IP는 팩맨, 갤럭시, 철권이 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기동전사 건담, 드래곤볼, 원피스, 나루토, 요괴워치가 있다. TV시리즈를 기반으로 하는 파워레인저, 울트라맨, 가면라이더 등도 반다이남코의 자산이다. 시가총액 6362억엔(약 6조8500억원)으로 게임 ‘삼국지’로 유명한 코에이(1974억엔)와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을 가진 코나미(5331억엔)를 능가한다.
올 들어 이 회사를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포켓몬고 열풍이다. 2일 기준 이 회사 주가는 주당 2866엔.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7월6일 이후 9.05%가량 상승했다. 증강현실(AR)을 바탕으로 한 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비결은 기술보다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에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반다이남코가 지난해 1월 모바일게임개발사 아카쓰키와 함께 선보인 게임 ‘드래곤볼Z’는 미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4위를 기록했다.
김보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켓몬고의 성공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콘텐츠 IP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반다이남코는 건담 원피스 나루토 등 세계적인 팬을 갖고 있는 IP를 AR이나 가상현실(VR) 게임에 활용해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게임업계는 올 하반기에 AR과 VR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니가 다음달 콘솔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에 VR을 적용한 PSVR을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반다이남코 역시 PSVR 출시에 맞춰 보유 IP를 활용한 VR 게임을 준비 중이다.
다만 2014년 선보인 요괴워치 이후 히트작이 없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755억엔으로 전년보다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6억엔으로 12%나 줄었다. 2014년 552억엔 매출을 올린 요괴워치의 지난해 매출(308억엔)이 급감한 영향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