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조원…'자금 블랙홀' 된 해외 채권형펀드

입력 2016-09-07 19:21  

주식형펀드·ELS 이탈 자금, 해외 채권형펀드로 대이동
올 들어 1조5000억 유입

자산가들 HSBC 영구채 등 해외채권 직접 투자도 늘어



[ 송형석 기자 ] 해외 채권펀드 가입 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치다. 주식형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펀드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위험 상품 시장의 무게중심이 해외 채권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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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상품 올 수익률 6%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투자자가 맡긴 원금)은 10조18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8조4970억원)과 비교하면 1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공모로 발행되는 해외 채권형펀드가 인기다. 공모 해외 채권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말 3조6060억원에서 지난달 말 4조6260억원으로 늘었다.

공모 해외 채권형펀드 시장의 최강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고수익을 겨냥한 신흥국 채권을 집중적으로 담는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엔 올 들어 6467억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이 상품의 ‘형제’격인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에도 같은 기간 1708억원이 들어왔다. 두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가 넘는다. 회사 관계자는 “주식형펀드를 환매한 뒤 일부 자금을 해외 채권펀드로 돌린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이 주로 활용하는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해외 채권펀드가 인기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채권 연계 상품을 찾는 기관투자가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하이자산운용의 사모 해외 채권형펀드 순자산(펀드가 담고 있는 자산의 현재가치)은 올해 들어서만 3143억원 늘었다. 교보악사자산운용(3079억원), 동양자산운용(3065억원) 등의 사모 해외 채권펀드 순자산도 같은 기간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개인투자자가 직접 해외 기업 회사채를 사들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HSBC 영구채, 프랑스 전력공사 영구채,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채권 등을 중개했다. 이 채권들의 이표 금리는 연 4~5% 수준이다.

◆ELS 대항마로도 부상

전문가들은 경쟁관계에 있는 투자상품들의 기대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해외 채권형펀드의 상대적 매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는 ELS 이탈 자금이 해외 채권펀드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만 해도 주가지수 연계 ELS의 수익률은 연 7% 안팎이었다. 하지만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지수들의 변동성이 낮아진 최근엔 이표 수익률이 5%대까지 내려왔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 정도를신흥국 채권으로 담는 해?채권형펀드와 기대 수익률이 비슷하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금융당국의 분류상 ELS는 고위험, 해외 채권 펀드는 중·저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며 “기대 수익률이 엇비슷하다면 굳이 ELS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에 대한 실망감도 해외 채권형펀드가 인기몰이를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펀드 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4%에 그쳤다.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따져봐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

해외 채권 연계 상품에 투자할 때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잘 따져봐야 한다. 채권 발행국의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기존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폭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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