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서 인수 1년' 홈플러스, 입점업체와 갈등

입력 2016-09-07 19:26   수정 2016-09-08 05:03

전주·진주점 등 푸드코트점
"한 달 전 나가라 통보" 반발

홈플러스 "합법적으로 처리"
경쟁력 강화 위해 매장 개편



[ 정인설 기자 ] 홈플러스가 임대차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입점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에 인수된 지 1년을 맞아 매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입점업체들은 “대책도 없이 무조건 나가라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날을 세우는 반면 홈플러스는 “최대한 입점업체 편의를 봐주며 합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전주효자점, 진주점, 창원점 등의 점포에서 영업 중인 업체들에 임대차계약 해지를 알리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한 달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나는 만큼 그때까지 점포를 비워 달라’는 내용이었다. 대부분 푸드코트에 들어가 있는 점포들이었다. 전주효자점에선 분식집을 포함해 5곳이, 진주점에선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나뚜르, 플레이타임 등 8곳이 1차 계약 해지 명단에 올랐다.

진주점에 있는 업주들은 지난달 23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홈플러스가 아무런 상의 없이 내용증명 한 장으로 폐업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며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보상할 수 있는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杉?

한 입점업체 대표는 “권리금을 주고 식당을 인수했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권리금도 못 받고 다른 곳으로 옮길 여유도 없어 1억원 이상 손해를 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주효자점과 진주점, 창원점 외에 다른 점포에서도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1개월 전에 갑자기 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세탁소와 안경점, 푸드코트, 열쇠전문점 같은 영세 업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국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포만 선별하고 여러 업체 중 푸드코트에 한해 임대차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대로 임대차계약이 5년 지난 입점업체에만 계약 종료 1개월 전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며 “충분한 여유를 주기 위해 계약기간이 끝난 뒤에도 한 달간 영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매장 개편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작년 9월 MBK가 국내 단일 인수 건으로 최대액인 42억4000만파운드(당시 환율 기준 7조5000억원)를 주고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전까지 수년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매장이 낡고 경쟁업체에 비해 잘나가는 매장을 많이 유치하지 못해 매장을 새로 꾸밀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장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입점업체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점업체와 신뢰를 깨지 않기 위해 최대한 편의를 봐주며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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