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라, 놀아라, 창조하라..." 고려대 24시간 개방 창의·창업공간 ‘파이빌’ 문 열어

입력 2016-09-08 18:44  

파이빌조감도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무모해도 좋습니다. 가능성을 펼쳐보겠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됩니다. 파이빌은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싶은 학생 누구나 들어와서 마음껏 토론하고 원하는 걸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8일 서울 안암동 캠퍼스에서 열린 ‘파이빌(π-Ville) 99’ 준공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파이빌은 고려대가 학생들의 아이디어 교류 및 창작 활동을 위한 돕기위해 신축한 1525㎡ 규모의 지상 5층 건물이다. 지난해 3월 공사 준비에 착수한 시작한 이래 1년 반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99는 파이빌의 도로명주소인 ‘인촌로 99’에서 따왔다.

파이빌은 38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쌓고 서로 연결해서 만든 ‘개러지(garage) 스타일’ 공간이다. 학교 관계자는 “미국에서 사무실을 따로 차리기 어려운 대학생이나 개인 개발자가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사례가 많은 데 착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이 곳을 창업이나 창조활동을 하려는 학생들이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우선 창업·창직, 문화예술, 공연이나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이 이 곳에 입주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카페, 성과물 전시와 피드백 교환 등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교수나 선배들이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할 강의실, 3D프린터 실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24시간 개방된다.

학생 창업이나 창조활동을 돕기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대학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학생팀에게 학교 건물의 남는 공간 일부를 사무실로 내주고 관리비를 지원하는 수준이다. 별도 건물을 만들어 필요한 시설과 지원체계를 한 곳에 모아놓은 건 서울 소재 주요 대학 가운데 고려대가 처음이다.

파이빌 신축은 ‘개척하는 지성’을 교육 목표로 설정한 염 총장의 실험이다. 염 총장은 “대학에서 객관화된 전문지식을 익히고 졸업하면 평생을 활용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며 “어떤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해결력, 새로운 지식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욱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해왔다. 파이빌 촌장을 맡은 정석 기계공학부 교수는 “학생들에게 공간과 필요한 기술, 인적 네트워크 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설령 실패라는 쓴 경험을 하더라도 그들을 기꺼이 받아줄 공간이 있다는 지지도 함께 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내년 2월 정문 앞에 ‘파이빌 148’, 8월 자연계 캠퍼스에 ‘파이빌 22’(2017년 8월)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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