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멕시코 공장, 최첨단 설비로 품질경영

입력 2016-09-08 19:46  



(뉴욕=이심기 특파원) 이 곳은 2년 전만 해도 목초지에 불과한 허허벌판이었다. 미국 텍사스주까지 약 200km 떨어져 국경무역이 유리하다는 지리적 잇점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었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약 700km 떨어진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 2014년 10월 기아자동차가 완성차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기아차와 15개 협력업체까지 30억달러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면서 말 그대로 상전벽해가 이뤄진 것이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부지는 335만㎡로 100만평이 넘는다. 건평만 20만㎡로 6만평에 달한다.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완성차 생산에 필요한 설비는 물론 품질센터와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까지 모두 들어서면서 첨단 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기아차 공장 인근 165만㎡, 약 50만평 부지에는 10여개의 부품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해 거대한 자동차 생산단지로 변모했다.

기아차 공장 건설에는 멕시코 건설회사 9곳과 협력업체 110군데가 참여했다. 투입된 연 인원만 125만명. 그해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폭우가 쏟아졌고, 81일 강우일수를 기록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17개월 만에 공장이 완공됐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최첨단 설비가 장착됐다는 점이다. 5400t 규모의 강판을 처리할 수 있는 프레스 공장은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균압 쿠션 장치’가 해외공장 최초로 설치됐다. 압력 제어 등을 통해 쿠션핀의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압축 시의 압력이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가해지도록 하는 장치다.

자동차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사진)은 300여대의 로봇이 공정의 처음과 끝을 담당했다. 특히 차체 용접 주요 부위인 로봇 용접건을 기존보다 경량화하고 구동방식 또한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대당 용접 수를 늘리는 한편 보전성도 향상시켰다. 70여명 직원들은 전자동 시스템의 이상유무만 체크하고 있었다. 설비 이상여부를 점검하는 모니터링시스템은 고장시 한국에서 전문가들이 원격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도장공장 역시 친환경적인 수용성 공법이 적용됐다. 수성 도료를 사용하고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저감했다.

자동차가 비로소 자동차다워지는 의장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원키트(One Kit) 시스템’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K3(현지명 포르테) 차량들 뒤로 필요한 각종 부품들을 담은 키트가 레일을 따라 나란히 움직이고 있었다.

기존 키트 운반기기(AGV)도 보이지 않는다. 원키트 시스템은 차량 1대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한 곳(kit)에 담아 조립라인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부품 적재 공간을 줄일 수 있고 부품 결합 착오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역시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대체됐다. 회사 관계자는 “최첨단 설비와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68대, 53초당 1대 꼴로 기아차 완성차 공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립을 끝낸 차들은 바로 옆에 있는 품질센터와 주행시험장으로 옮겨진다. 주행시험장에는 요철시험로까지 갖추고 있었다. 경사가 많고 도로 사정이 열악한 멕시코 현지 사정을 반영했다.

현지 공장 관계자는 “본사에서 나온 주재원과 현지 채용 인력 등 1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내년에 3교대 체제로 바뀌면 인력이 3000여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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