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갔던 배당주펀드 자금이 찬 바람과 함께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말 배당 과실을 얻기 위한 최적의 투자 시기가 돌아옴에 따라 배당주펀드에서의 자금 이탈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증가와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대형주 비중이 높은 배당펀드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 9월 배당주펀드 자금 이탈 진정
9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배당주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6월~8월 33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간 데 비해 이달 들어 자금 이탈 규모는 81억원으로 감소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자'(6억원)와 신영자산운용 '신영고배당소득공제자'(1억원) 등 일부 배당주펀드로는 소규모지만 자금이 들어왔다.
통상 배당주펀드는 12월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이듬해 4월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인 이후 하반기 들어 살아나는 경향을 보인다. 연말 배당을 위해 무더위가 끝나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투자를 재개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배당주펀드에서도 지난 4월 2377억원이 빠져나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자금 이탈 규모가 줄어든 것과 함께 배당주펀드 수익률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배당주펀드 평균 수익률은 0.26%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 1.22%까지 상승했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교보악사운용의 '교보악사파워고배당인데스자'와 하이운용의 '하이굿초이스배당자1'이 각각 2.40%, 2.24%로 양호했다.
◆ 배당 트렌드 '성장' 아닌 '고배당'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기업 이익이 어느 때보다 좋을 것이라며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이 지속되는 점도 배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기업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다양하게 진행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이익 증가와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으로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1%대의 저금리 시대에 높은 배당수익률은 배당주펀드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배당주 트렌드는 성장보다 '고배당'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지난해 강세였던 성장주가 올 들어 부진하고 대형 가치주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대형주 중에서도 고배당 종목을 주목하라는 설명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은 '배당성장' 콘셉트 지수의 성과가 좋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배당성장 지수가 부진하고 코스피200 고배당 지수의 성과가 가장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200 대형주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쪽에 투자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 은행, 증권 등을 관심 업종으로 꼽았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대형 가치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통적인 고배당펀드로의 접근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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