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가 오는 24일 관리처분 임시총회를 앞두고 조합원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11일 조합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무상지분율을 두고 조합 내부를 비롯해 시공사·조합간으로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둔촌 주공 재건축의 조합원은 약 6000여명으로 파악된다.
현재 조합은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과 비상대책위원회 2곳, 입주자대표회의 등으로갈려 갈등을 빗고 있다. 단지 내에는 관리처분 임시총회에 반발하는 내용을 담은 플랭카드만도 50여장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측은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기간 내년말까지라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조합원 1인당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이를 공제한 금액을 환수하게 된다.
조합측은 시공사와의 무상지분율을 지난 8월 150.38%로 협상 완료했다. 이는 인근의 지분제 재건축 단지들인 고덕4단지(113.71%)나, 과천6단지(140.44%), 가락시영(141.89%) 등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른 조합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가계약에 명시된 지분율(164%) 보다 낮은데다 종상향시 추가되도록 한 약정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조합원들의 포기를 부추겨, 결국 시공사만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둔촌주공은 2013년 1월 단지의 일부를 2종 주거지역에서 3종 주거지역으로 바꿨다. 용적률이 최고 285%까지 보장돼 소형평형과 가구수가 늘면서 사업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종상향에도 조합원들의 부담은 더 늘 것으로 보이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명목상으로 '확정지분제'로 사업시행을 할 것처럼 정해놓고 또다른 조항에서는 '대물변제면적조정'을 가능하도록 했다"며 "관리처분 후 설계변경이 가능해 사실상의 '변동지분제'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다, 주택경기 침체시 조합들이 주로 선택했던 확정지분제를 유지하다보니 이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지역 재건축은 최근들어 환경이 나아지면서 도급제를 통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싶어한다"면서 "15년 이상 끌어온 조합들의 경우, 변하는 시장환경을 따라가다보면 또다시 사업이 늘어질까 우려하는 입장이다보니 조합 내 갈등이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둔촌 주공 재건축은 기존 1~4단지 5930가구를 1만1106가구(작년 8월 고시 기준)의 미니신도시로 바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다. 지난해 분양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 보다 크다. 시공은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맡았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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