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서 '무력 시위'
"무장 안한채 비행" 지적도
[ 정태웅 기자 ]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두 대가 13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두 대는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 오산공군기지 상공에 도착했다.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이들을 호위하며 비행했다. 미국이 B-1B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추가 연료 공급 없이 최대 1만1000㎞를 비행할 수 있는 B-1B는 최대 61t의 폭탄 탑재가 가능해 평양 일부 구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오산기지 상공에서 비행한 B-1B 두 대는 무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무장도 하지 않은 채 ‘에어쇼’ 수준의 보여주기식 무력시위만으로는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B-1B의 한반도 상공 전개 직후 오산기지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긴장을 고조 쳐陋?이는 우리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보여준 항공력은 모든 범주에 걸친 한·미 동맹의 많은 군사력 가운데 일부”라며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불변의 의지를 갖추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 폭격이 가능한 B-52, B-2 등 미국의 전략무기를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투입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 합참의장도 “북한은 핵 개발을 진척시킬수록 정권 자멸의 시간이 앞당겨진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수차례 경고했듯, 북한이 만약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체제가 뿌리째 흔들리도록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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