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쟁점은 글로벌 마케팅에 사용되는 ‘국제마케팅비’가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08년 아디다스 독일 본사와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본사에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매년 국내 순매출액의 10%를 내고, 이와 별도로 ‘국제마케팅비’로 매출의 4%를 지급하는 게 골자였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10년 아디다스그룹 내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 락포트와도 비슷한 내용의 상표권 계약을 체결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아디다스, 리복, 락포트의 의류와 신발을 4297회에 걸쳐 수입해 국내에 판매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이에 대해 국제마케팅비를 제외하고 상표권 사용료만 계산해 관세 신고를 했다. 그러자 서울세관은 “국제마케팅비도 관세법상 상표권 사용료에 해당한다”며 수입물품 4%에 달하는 관세 59억11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코리아는 “국제마케팅비는 각국 판매회사들이 국제적 광고 활동에 소요된 광고비 일부를 畇翅?것일뿐이고 이는 상표권 사용료와 구별된다”며 서울세관을 상대로 이번 소송을 냈다.
1심은 서울세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국제마케팅비는 아디다스코리아가 국제 광고에 쓰인 광고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한 것이 아니라 독일 본사의 국제적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증가된 상표 가치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상표사용료”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국제마케팅비는 미래의 매출을 위한 것이지 개별 수입물품에 대해 이뤄지는 활동이 아니므로 상표권 사용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국제마케팅비도 관세법상 과세 대상이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 재판부는 “독일 본사는 국제마케팅비를 받아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도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사후정산도 거치지 않는다”며 “아디다스코리아는 권리사용료와 국제마케팅비를 구분해 본사에 돈을 지급했지만 실질적으론 두 대금 모두 권리 사용의 대가로 지금한 비용”이라고 판시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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