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터미널에서 쓴맛 본 서울시, 동서울터미널에선 뜻 이룰까

입력 2016-09-15 13:55  



(홍선표 건설부동산부 기자) 준공된 지 26년이 지난 서울 구의동 동서울종합터미널을 30층 높이 빌딩 두 동으로 재건축하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터미널을 업무·상업·호텔이 한데 들어서는 복합빌딩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토지주 한진중공업의 사업 제안에 대해 인허가 기관인 서울시는 정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시와 용적률(대지면적대비 건물바닥면적의 합) 상향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동서울터미널의 부동산 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뒤 매각해버릴 수 있다는 시의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된 게 사전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과거 남부터미널 개발 사업 등에서 사업자가 서울시와의 논의 과정 중간에 땅을 팔아 버려 낭패를 맛봤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울시는 한진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중이다.

13일 서울시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지난 4월 서울시에 제출한 ‘동서울터미널 복합화 사업계획 제안서’에 대한 서울시의 검토 작업이 한창이다. 서울시는 한진중공업 계획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 교통·건축·도시계획 등 관련 부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검토를 마치는 대로 한진중공업과 사전협상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전협상은 민간 사업자가 서울시내 1만㎡ 이상 부지를 개발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로 용적률 조정,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 결정 등을 한다.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재무상태가 최근 크게 개선돼 회사가 개발 전과정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신뢰감이 높아져 사전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과거 양재동 남부터미널부지 개발사업에서 ‘쓴맛’을 맛본 이후 사업자의 사업 추진 의지와 재무구조를 최우선적으로 살피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대 초중반 남부터미널 재건축 사업을 놓고 토지 소유주인 대한전선과 개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대한전선은 2015년 남부터미널부지를 대명종합건설 계열사인 서울루첸에 1755억원에 매각하고 사업을 접었다.

대한전선이 매각을 앞두고 부동산 평가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서울시와 개발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했다는 게 당시 서울시 담당자들의 판단이다. 서울시와의 협상 과정에서 논의되는 용적률 상향 혜택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땅의 가치를 크게 올려 큰 매매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한진중공업과의 사전협상 착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사의 재무구조와 채권단의 의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했던 것도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전협상 단계에선 토지 용적률 상향과 개발을 촉진을 위한 도시계획규제 완화 등 토지 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들이 집중 논의된다”며 “개발 의지가 없는 사업자가 부동산 가치만 올리고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자의 재무구조, 자금 조달 계획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한진중공업이 제출한 개발계획에는 동서울터미널을 30층 높이 2개 동,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29만㎡(지하층 포함) 규모의 복합상업·업무단지와 호텔, 터미널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연면적 기준 서울 여의도 63빌딩(16만6100㎡)의 1.5배 규모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과 2013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동서울터미널 개발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한진중공업은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동서울터미널 개발 계획안을 제출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공사 기간 중 터미널 기능이 마비돼 전국 각지로 이어지는 광역교통망에 문제가 생기고 이 일대에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울만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안은 교통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촛점을 맞췄다 한진중공업은 40층 높이의 건물을 건설한다는 당초 계획을 30층 높이의 건물 2개 동으로 나눠 시차를 두고 공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한 구역에서 공사하는 동안에도 다른 구역은 계속 터미널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공사 중 고속버스 주차장이 사라지면 대형 버스들을 대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선 동서울터미널 인근에 대체 주차장 부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끝) /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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