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최근 5호 유럽 인프라펀드(MEIF5)에 출자하겠다는 약속을 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약정금액 규모를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맥쿼리는 지난 3월부터 유럽 각국의 통신 시설과 교통망 구축에 투자하는 다섯번째 인프라 펀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속속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모집한도(하드캡·hard cap)인 35억유로를 11억유로 넘어선 46억유로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뒤 미국의 한 대형 기관투자가가 대규모 출자 의사를 밝히면서 ‘초과 모집’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연기금 관계자는 “대형펀드는 대개 여러차례에 걸쳐 자금을 모집하지만 맥쿼리의 유럽 인프라펀드는 이례적으로 첫 번째 모집에서 돈을 다 모았다”고 설명했다.
맥쿼리 측은 펀드 규모를 기존 35억유로 한도를 넘어선 40억유로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관 중에선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가 각각 2억5000만유로와 5000만유로를 투자키로 했지만, 맥쿼리로부터 “출자 규모를 15%씩 줄여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3000만유로를 넣기로 한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회 등도 같은 이유로 출자규모를 15%씩 줄이기로 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출자를 검토했지만 모집이 기한이 앞당겨지면서 돈을 넣지 않기로 했다.
맥쿼리의 유럽 인프라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2013년 조성한 4호 인프라펀드(MEIF4)가 연 15%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 뿐 아니라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 브룩필드 등이 조성한 인프라펀드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나오고 있는 것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인프라투자에 열올리는 이유다.
맥쿼리 유럽 인프라펀드는 '융커플랜'을 겨냥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융커플랜은 200억유로를 들여 도로 철도 통신망 구축 등에 쓰겠다는 유럽연합(EU)의 계획이다. 한 국내 연기금 관계자는 “EU가 신재생 에너지와 교통망 등에 투자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유창재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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