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이전 4년-길 잃은 관료사회] "정년퇴직이 최대 목표"…꿈 잃은 젊은 사무관들

입력 2016-09-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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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되겠다" 14% 불과


[ 이승우 기자 ] 더 이상 ‘입신양명’의 꿈은 없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사무관 이상 공무원 1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무원으로서 품고 있는 꿈으로 ‘장·차관이 되겠다’고 답한 사람은 21.9%에 불과했다. 과장급 이상은 36.7%가 이 답을 택했지만 사무관은 14.6%로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사무관은 ‘연구원이나 교수가 되겠다’고 답한 사람이 25.2%로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기타(39.1%)였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정년퇴직’이나 ‘없음’이라는 답을 썼다. 한 경제부처의 서기관은 “이 정권 들어 정치인이나 교수 등 ‘낙하산’이 장관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공무원 생활만 해서는 장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욕심을 내기보다는 조용히 정년까지 지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왜 공무원이 됐는지를 묻자 65.8%가 ‘국가 정책을 직접 만들 수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사무관(60.6%)과 과장급 이상(77.1%)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직장이어서’라고 답한 사람은 사무관이 26.9%로 과장급 이상(10.4%)보다 세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높은 사회적 위상 때문에’라고 답한 사람은 과장급 이상이 8.3%로 사무관(3.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공무원의 위상이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다소 낮아졌다’는 46.4%, ‘매우 낮아졌다’는 29.8%로 낮아졌다는 답이 76.2%였다. ‘그대로’라는 대답은 13.2%, ‘다소 높아졌다’와 ‘매우 높아졌다’는 각각 7.9%, 2.6%에 불과했다.

공무원의 위상이 낮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불신’(41.5%)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시장의 영향력이 높아져서’가 22.0%로 뒤를 이었다. ‘국회 권력 비대화’와 ‘사회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관료 조직의 정체’가 각각 17.8%, 11.9%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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