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국고보조금을 어떻게
배분해 쓰느냐가 주된 역할"
[ 은정진 기자 ] “제3지대는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매번 실패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사진)은 19일 기자와 만나 “제3세력이 대선에서 국민에게 선택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안 총장은 최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이 제기된 데 대해 “외연을 확대해 빅텐트(야권 통합)로 가자는 것으로,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제3지대에 있는 분들도 어느 시점엔 함께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3선의 안 총장은 1988년 평화민주당 공채 1기로 정계에 입문한 뒤 조직국장, 조직위원장, 지방자치위원장 등 당직을 두루 거쳤다. 당의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한 당직자가 26년 만에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수장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그는 “당무를 A부터 Z까지 다 잘 꿰뚫고 있는 처지여서 작은 것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 누구보다 더 신중하게 된다”고 했다.
총장은 당내 경선과 선거 실무 관리를 담당한다. 그는 과거에 비해 총장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없는 돈을 만들어오던 사람이 과거 사무총장이었다면 지금은 국고보조금을 얼마나 적절히 배분해 쓰느냐가 주된 역할”이라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없던 권한이 생길 수도 있고, 있던 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5본부장 체제가 1년여 만에 폐지되고 총장제가 부활한 이유로 ‘수평적 당무운영의 폐해’를 꼽았다. 그는 5본부장 체제에서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5본부장 체제는 수평적 당무 집행이 되다 보니 일체성·신속성·체계성이 결여됐다”며 “당무 집행 과정에서 평등성만큼이나 차별적 당무 집행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은 수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효율적으로 잘 굴러간다”며 “형식은 ‘수평적 5본부장’이지만 어차피 최종 당무 결정은 총무본부장이 행사하는 만큼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친문(친문재인) 일색이라는 평가에 대해 “친노(친노무현)·친문은 수시로 변할 수 있는 집단”이라며 “친할 ‘親’ 자가 들어가는 것은 성향과 친소에 따라 언제든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대표와 송현섭·심기준·김영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30~40%는 친문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 총장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그는 “공정한 경선 룰을 만들기 위해 대선 주자 진영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영향력을 보여준 문재인 전 대표 지지 성향의 권리당원 비율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온라인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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