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
신동빈 롯데회장 20일 소환
막바지로 치닫는 검찰 비리수사
[ 박한신 기자 ]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지난 6월 시작된 대우조선해양과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막바지를 향해 가는 모양새다.
대우조선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강 전 행장을 서울고등검찰청 조사실로 불러 조사했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은행장을 지냈다.
그는 산업은행장 시절 자회사인 대우조선에 압력을 넣어 지인이 운영하는 바이오업체에 44억원을 투자하게 하고 종친 소유 건설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의 동창 소유 회사인 한성기업에 산업은행이 한도를 초과해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전 한성기업 경영 고문으로 위촉돼 일하면서 사무실 운영비와 해외 출장비 등을 지원받은 것을 두고 대가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1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았다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강 전 행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이 말을 하고 싶다”며 “평생 조국을 위해 일했고 공직에 있는 동안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오해를 받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조사에서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롯데수사팀은 20일 신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롯데그룹 수사가 3개월여 만에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알짜 계열사 헐값 인수 등 계열사 간 부당거래를 지시하고 2000억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회장을 두 번 부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라며 “늦게까지 조사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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