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시장 인기차종 세단 지고, SUV 뜬다

입력 2016-09-20 15:36  

미국·중국·유럽서 1년사이 SUV 두각세
전문가들 "현대차 SUV 신모델 늘릴 시점"




[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의 해외 시장 인기 차종이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등 전통의 베스트셀링 승용차가 주춤하는 사이 투싼, ix25 등의 SUV가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일 현대차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1년 사이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빅3' 시장에서 SUV 판매 증가세가 승용 차급을 압도하고 있다.

아반떼, 쏘나타, 투싼 등 주력 모델을 살펴보면 투싼이 3개 시장에서 판매 성장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신형 모델의 미국 출시에 이어 중국과 유럽에서도 올해 신차 효과를 보면서 판매량이 부쩍 뛰었다.

유럽에선 투싼과 ix20 등의 SUV 인기에 현대차 체코공장이 증산에 들어갔고, 유럽과 중국에선 신형 투싼 투입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투싼과 닮은 꼴로 차급이 낮은 ix25가 투싼과 함께 SUV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반떼와 쏘나타는 미국 판매량이 작년보다 줄었다. 중국에서는 아반떼가 올 상반기 신형 출시 효과를 보면서 판매 증가세를 올리고 있으나 쏘나타는 하락세다.

특히 유럽의 경우 아반떼와 쏘나타는 각각 i30, i40 등 현지 전략형 모델이 대신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SUV 판매 비중이 40%, 미국 시장은 크로스오버 차량을 포함하는 라이트 트럭 군이 60%에 달한다"며 "유럽 시장도 세단을 높인 B세그먼트급 SUV를 중심으로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차는 도요타, 포드, 혼다 등 글로벌 경쟁 업체와 비교해 SUV 모델 수가 부족하다. SUV 신규 차종의 투입도 전세계 SUV 인기에 맞설 대응 과제로 꼽힌다.

고 연구원은 "현대차는 그동안 저유가에서 고유가로 유가 상황이 금세 돌아설 것으로 판단, SUV 신차 투입을 늦추다가 시장을 많이 빼았겼다"면서 "SUV 신차 투입 시기를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B세그먼트급 SUV 신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선 중·대형 SUV 2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SUV 신모델 외에도 폭스바겐 디젤 사태 이후에 일본차와 미국차가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여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업체 간 폭스바겐 대체재 싸움이 시작됐다"며 "세계적인 인기에 편승한 SUV는 물론 가솔린 승용차 개발도 적극 나서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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