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부채의 증가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

입력 2016-09-20 17:27  

BIS(국제결제은행)가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신용 비율이 지난 3월 기준 30.1%로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10% 이상이면 잠재적 위험 상태다. 1990년대 초반 일본의 거품과 2008년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 버블과 비견된다. FT는 중국 경제를 아예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라고 못 박았다.

무엇보다 기업과 가계의 민간채무가 급속하게 늘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민간 채무는 4배가 늘었다. 이 채무에서 기업이 80%를 차지한다. 중국 기업들이 빚으로 투자를 확대한 탓이다. 과잉 투자는 결과적으로 과잉 생산, 과잉 공급을 낳았다. 글로벌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가계 대출 또한 과잉이다. 금융위기 당시 8000억달러에서 지금은 4조달러를 넘는다. 지난달 신규 대출의 70%는 가계에서 일으켰다. 이들 중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신규 대출의 상당액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중국 내 시장금리는 연 22%까지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대도시의 부동산 거품은 중소도시로 옮겨가는 중이다.

중국 당국이 공급부문 개혁을 하고 투자 고삐를 조인다고 하지만 별로 신통치는 않다.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국가는 금융위기를 겪든지 아니면 오랫동안 저성장 늪에 빠져 허덕여야 한다는 철칙에서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부채 공포가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도 민간채무가 2005년 이후 꾸준히 늘어 GDP 대비 200%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부채에 대한 이 같은 경고들이 남의 이야기일 수는 없다. 가계부채는 늘어나고 부동산은 급등세를 보이는 지금 상황은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민간 채무가 거품 말기인 1995년 12월 말 221%까지 증가한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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