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려되는 김영란법 시행 혼란, 무크로 예방하자

입력 2016-09-20 17:33  

모호한 법조항에 해석도 제각각
무료 개별학습 가능한 MOOC로
자의적 해석·집행 방지할 수 있어

임진혁 < UNIST 교수·경영정보학 >



국민권익위원회는 동영상, 해설집, 직종별 매뉴얼, Q&A 사례집 등을 제작해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김영란법’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각 기관 및 단체는 자체적으로 청렴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적용 대상과 범위, 제약 규정 등에 대한 혼란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아직도 법 조항의 많은 부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법률 조항은 명확한 용어로 규정돼 있어야 적용 당사자들에게 확실한 행동 지침을 제공하고 법집행자들의 자의적 해석과 집행도 방지할 수 있다.

외부강의 등의 사례금 수수에 대한 제한 규정을 보자. 한 청렴교육 강사는 “통상적인 외부강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고, 다른 강사는 “모든 외부강의가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다. 문제가 되는 제10조 1항은 ‘공직자 등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이하 ‘외부강의 등’이라 한다)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0조가 제한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외부강의가 아니고 구체적 요건을 갖춘 것에 한하는 것이 명백하다. 즉, 청탁성 외부강의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김영란법 조항의 해석 차이에서 오는 이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크(MOOC·온라인공개강좌) 형태의 교육이 효과적이다. 시행이 임박한 김영란법에 대한 수많은 자료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다 학습하기는 어렵다. 강사를 초청해 교육하는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맞춰 참석해야 하고, 집단교육이라서 기본적인 것만 다루고, 개인적 질의도 하기 어렵다. 적절한 강사 섭외, 강사의 견해 차이, 사례금, 업무시간에 교육하는 데 따른 직원들의 기회비용 등도 집체교육의 단점 중 하나다.

무크 형태의 교육은 첫째, 역량 위주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무크 교육은 참석 여부가 아니라 적절한 평가를 통해 이수증을 발급할 수 있다. 대리시험 같은 부정한 방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평가시험만 일정한 장소에서 치르면 된다. 둘째, 개별 학습이 가능하다. 동영상을 포함한 각종 학습 자료를 언제 어디서나 단번에 혹은 반복적으로 수준에 맞춰 학습할 수 있다. 셋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학습 자료를 각자 독립적인 모듈 형태로 만들면 학습자 필요에 따라 전체 혹은 필요한 부분만 집중해 학습할 수 있다. 넷째, 공개 교육용이므로 외부의 지속적인 검증을 통해 표준화가 가능하다. 다섯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습자들이 어느 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자료를 보충함으로써 학습자의 이해도를 짧은 시간에 향상시킬 수 있다. 여섯째, 학습비용은 무료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일곱째, 사전 학습을 무크로 하고 난 뒤 전문화된 교육을 오프라인에서 플립드 러닝(온라인으로 선행학습하고 토론식 강의를 하는 방식) 형태로 할 수 있다.

무크 교육은 이처럼 대학교육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 교육, 폭력 교육, 성희롱 교육 등에도 잘 활용할 수 있다.

임진혁 < UNIST 교수·경영정보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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