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6개 기업 인수
업계 "거래 타이밍 절묘"
[ 좌동욱 기자 ] 동원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그룹 주력사업과 물류산업 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동원산업(참치 원양어업), 동원F&B(식품유통), 동원시스템즈(포장재) 등 그룹 계열사의 자체 물동량만 연간 2000억여원에 달해 강력한 인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사진)은 향후 국내외 물류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수산, 식품, 포장재 등 기존 핵심 사업에 물류업을 추가해 4대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거래가격은 47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는 동원그룹이 그동안 성사시킨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동원그룹은 최근 2년간 6개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 구조를 효과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택배회사 등 동부익스프레스와 시너지가 큰 물류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덩치를 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거래의 맛譴聆?절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지난해 한 차례 매각 작업에 실패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치가 한풀 꺾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당시 예비입찰까지 참여했지만,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해 최종입찰엔 불참했다. 올해는 별도의 입찰 경쟁 없이 수의 계약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기회를 갖게 됐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대주주인 PEF도 현시점에서 동원그룹에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매각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KTB PE 경영진이 바뀌면서 동부익스프레스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이 바뀐 것이 이번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6월 선임된 송상현 KTB PE 대표는 불확실한 미래 예상 수익보다는 적정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들은 연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하면 2년6개월 만에 투자원금(3100억원)의 약 50%(1600억원)에 달하는 매각 차익을 거두게 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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