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동결하면 당분간 '안도랠리'…중국 등 신흥국 투자는 신중해야"

입력 2016-09-20 18:17   수정 2016-09-21 14:01

미국 FOMC 앞두고 9개 증권사 센터장 긴급 설문

에너지·소비주 등 반등 가능성
12월엔 다시 변동성 높아질 수도…이달 인상 땐 채권시장 큰 타격



[ 김우섭 기자 ]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 증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던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무너졌지만,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린 20일(0.49% 상승)엔 다시 2020선(2025.71)까지 올랐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지만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연말까지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불안한 장세 언제까지

한국경제신문이 9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삼성·한국투자·현대·대신·키움증권, 신한·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한 설문에 따르면 센터장 9명 모두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 의견(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언급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 의견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옐런 의장의 발언 등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목소리에 힘이 실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진한 미국 고용 및 물가지표가 연이어 나오고 북한의 핵실험과 뉴욕 테러 등이 발생하면서 동결 전망이 우세해졌다. 이날 연방기금금리의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금리 인상 여부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9월 인상 확률을 12%로 예상했다.

센터장들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당분간 세계 증시에 ‘안도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연말까지 장기 박스권(코스피 1800~2100)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오는 10월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 변수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12월 FOMC를 앞두고 금리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사례를 보면 9월 FOMC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석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보합 수준(0.07% 상승)에 머물렀다”며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내년 1월 이후 미국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을 보면서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커지는 불확실성

낙폭이 컸던 주식이 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가 하락 폭이 컸던 에너지, 필수소비재, 소재 업종의 주가 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낙폭이 큰 종목일수록 반등폭?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 등 신흥국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전후 2개월(11월17일~2016년 1월16일) 동안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6.67% 하락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석 달 동안 신흥국 증시가 10% 이상 오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해 발을 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Fed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거품이 끼었다는 경고가 쏟아지던 채권의 가격 하락폭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0.8배)인 코스피지수 1800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며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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