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동결] '12월 14일 금리인상' 예고한 옐런…'거북이 걸음'에 시장 안도

입력 2016-09-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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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발 불확실성 줄어든 시장

7 대 3 동결 후 "연내 한 차례 인상이 적절"
미국 증시 급등…나스닥지수 사상 최고치
옐런 "정치적 타협 안해" 트럼프 비판 반박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이 바라는 메시지를 정확히 던졌다.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을 잠재웠고,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평가로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겠다고 밝힌 것도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올해 12월 한 차례 인상 유력

미국 중앙은행(Fed)은 21일(현지시간) 내놓은 FOMC 회의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의 단기적인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과열과 침체라는 상하방 위험 사이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번 회의에서 단기적인 위험이 감소했다는 표현보다 진전한 문구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성명서에는 또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는 문장이 추가됐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언급한 표현이 그대로 들어갔다. 犬?금리가 동결됐지만 연내 인상 방침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옐런 의장도 “토론 주제는 금리 인상 시점이었지 필요성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말까지 남은 회의는 11월2일과 12월14일 두 번이다. 월가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2주일여 앞두고 열리는 11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면 정치적 논란과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접어두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토대로 금리 인상 여부를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도 12월 인상 확률이 61%로 11월(21%)보다 3배가량 높다고 내다봤다.


◆더욱 완만해진 금리 인상 속도

JP모간은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장기금리 전망을 낮춘 것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며 “향후 금리 인상이 보다 완만한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Fed가 공개한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의 중간값은 내년 말 기준금리를 연 1.1%로 나타냈다. 지난 6월 회의 때 연 1.6%보다 크게 낮아졌다. 올해 말 금리 전망도 연 0.6%로 지난번 연 0.9%보다 하락했다. 이에 따라 내년 금리 인상 횟수가 3회에서 2회로 줄었다. 옐런 의장은 “대다수 위원은 올해 안에 한 번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e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8%로,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1.4%에서 1.3%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만 부진한 기업 투자 등을 감안할 때 완화?통화 기조를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긴축을 강조한 ‘매파’ 성향의 성명서 효과가 온건한 금리 경로 전망으로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제각각 FOMC…3명은 ‘반대표’

이날 회의에서 표결에 참가한 10명 중 금리 동결에 반대해 인상을 요구한 FOMC 위원이 3명 나왔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가 나왔다. 이 중에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불리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도 포함됐다. 그는 저금리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

점도표를 보면 전체 17명 중 3명은 연내 인상 자체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FOMC 위원 간 의견차가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Fed가 둘로 나눠졌다”며 “미국의 실물경제와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커졌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Fed는 정치적으로 타협하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는 “Fed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차례 Fed를 비판했다. 옐런 의장은 이에 대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정치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는다”며 “FOMC 회의에서 정치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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